경기 침체 우려가 글로벌 증시를 뒤덮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어닝시즌이 다시 돌아왔다.

매크로 지표 악화와 국내외 자금 경색 영향으로 기업실적이 추가로 하향 조정되고 있어 어닝시즌이 국내 증시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실적에 집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8일 "전일(현지시각) 알코아의 실적 발표를 필두로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됐다"며 "사상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격한 경기침체와 금융위기에 직면한 시점에서 개별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종전과 같은 주목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별 기업의 실적은 실물경기를 반영하는 또 하나의 지표라는 점에서 변동성을 배가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실적발표에 대한 관심도는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이라며 "글로벌 신용위기의 확산 가능성과 실물경기의 우려감, 환율 급등에 직면한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을 토대로 한 투자 전략의 수립이 피부에 와 닿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용경색 우려가 지속되고 내부 변수들의 높은 변동성이 유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매크로 불확실성의 완화와 금융위기 진화를 통한 투자심리의 회복이 보다 핵심적인 변수"라고 판단했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실적 전망이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어닝시즌이 변동성 높은 국내 증시에 비빌 언덕이 되기에는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주가 급락에는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선반영된 것으로 보여 실망스러운 실적이 발표되더라도 주가 반응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3분이 어닝시즌은 실망스러운 수준이 되겠지만 향후 실적 개선 업종에 대한 차별적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며 "특히 경기 하강과 함께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현 장세를 감안할 때 경기에 민감한 철강, 조선, 기계 등 산업재 업종보다는 통신서비스와 음식료 등 경기방어주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하나같이 불투명한 현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실적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전략이라고 제시했다.

임 연구원은 "올 하반기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많기 때문에 3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전체적으로 실적 회복 모멘텀을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좀더 후한 평가와 함께 매수 관점으로 대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예측하기 힘든 변수보다는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발표에 관심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며 2008년 이익증가와 상대적으로 낮은 배당성향을 보유한 기업 중 3분기 실적 개선을 충족하는 기업으로 메가스터디, 에스원, 제일모직, LG텔레콤 등을 제기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