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상장된 지 얼마 안 된 '새내기주' LG이노텍슈프리마가 극심한 공모주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하반기 상장된 회사 가운데 현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하는 곳은 이들 종목이 유일하다.

LG이노텍의 경우 LG 그룹의 주력 전자부품 업체로 부각되고 있고, 슈프리마는 돋보적인 기술력으로 지문 인식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오후 1시 50분 현재 LG이노텍은 전날보다 400원(0.82%) 떨어진 4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약보합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최근 나흘새 9% 가량 오르는 등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슈프리마도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1.98% 상승한 3만6000원을 기록중이다.

LG이노텍은 지난 7월 공모가 4만500원, 시초가 4만3000원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증시 급락으로 공모가가 회사측의 당초 희망가보다 크게 낮아졌고, 일반 청약마저 미달 사태를 빚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상장 직후 지난 2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169억원으로 전년동기의 2억8000만원 대비 5941%나 급증하는 등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대감이 커졌다.

오세준 한화증권 연구원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LG전자 휴대폰 부문이 3분기 2500만대의 안정적인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해외 고객사로부터의 수주도 늘어날 것인데다 LCD 모듈 관련 부품의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실적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인수ㆍ합병(M&A) 이슈가 주가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LG이노텍은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LG마이크론과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의 합병 검토는 2000년대 초반부터 거론돼 왔지만 공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의사를 밝힌 만큼 합병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합병 시너지 효과도 크다는 평가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의 생산 제품은 겹치는 영역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자기잠식효과(cannibalization)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종합 부품회사로서의 입지가 강화되고 고객 대응력이 향상돼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합병은 공통비용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각각 대규모 투자 의사결정이나 자금 동원력 측면에서 훨씬 용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성록 NH증권 원구원은 "두 회사가 합병하면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삼성전기와의 상대비교가 가능해진다"며 "현재 삼성전기는 2008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33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LG마이크론은 9배, LG이노텍은 7배 수준이어서 향후 주가 프리미엄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보다 앞선 지난 7월 11일 코스닥시장에 이름을 올린 슈프리마는 전세계 몇 안 되는 지문인식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국내 무인경비 시스템 1위 업체 에스원에 독점 공급하고 있고, △지문인식대회 FVC(Fingerprint Verification Competition)에서 2004년과 2006년에 연속 우승 △국립기술표준원(NTIS) 테스트 통과 △전자여권판독기 시장 세계 최초 ARINC사 인증 획득 △미국 FBI 품질 인증 등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손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슈프리마가 올해부터 공공부분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자여권 도입에 따라 전자여권판독기와 지문라이브스캐너의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자여권 판독기가 향후 항공사 카운터와 출입국 심사대 뿐 아니라 대사관, 카지노, 면세점, 환전소 등에도 설치될 예정이어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관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슈프리마와 비슷한 회사인 코젠트(Cogent)의 경우 2004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그동안 주가수익비율(PER) 30~86배에서 거래되는 등 지문인식 업체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국내 시장점유율 57%를 차지하는 슈프리마도 성장성 및 글로벌 업체 주가 등을 감안할 때 PER 15배인 주당 5만원 정도는 무난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