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계열사 주가가 지난주에 이어 또다시 신저가로 추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동성 위기설 확산과 부채비율 급증 소식이 맞물리면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오전 10시6분 현재 STX는 전날보다 3.69% 내린 3만9200원을 기록하며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장중 한때 3만9150원까지 밀리면서 지난 14일 기록한 52주 신저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STX는 지난 12일 539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주당 발행가를 3만7050원으로 최종 확정했지만, 예비발행가에 비해 35.1%가 낮아져 증자 계획자금 조달차질 우려가 불거졌었다.

현재 STX 주가는 지난해 11월 7일 기록한 최고가 15만4000원 대비 74.58%가 빠진 상태다.

STX조선 역시 지난주에 이어 이날 신저가를 새로 썼다. 후판가 상승에 따른 하반기 실적둔화 우려와 함께 아커야즈 공개 매수자금 부담까지 작용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점대비 72.98%가 하락한 2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는 STX조선은 이날 52주 신저가인 2만2000원까지 떨어졌다.

STX팬오션 역시 전날보다 4.21% 내린 1935원을 기록하고 있고, 현 주가 수준은 지난해 10월 고점대비 62.21% 하락해 반토막 이하로 추락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끊임없이 제기돼온 유동성 위기설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계열사 부채비율이 단기간에 급증한 것도 시장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재계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상반기 매출 100대 상장기업의 부채 현황을 조사한 결과 STX조선는 6월 말 기준으로 유동부채와 함께 장기성 부채도 급증해 부채비율이 지난해 6월말 326%에서 1년만에 1478%로 4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TX도 유동부채가 올 6월말 현재 7095억원으로 111.7% 급증했고, 부채비율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303.2%로 집계됐다.

유동성부채가 84353억원, 부채총액이 1조4895억원으로 집계된 STX팬오션만 부채비율이 69.3%로 나타나 부채 안정선으로 평가되는 100% 이하를 기록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STX조선의 경우 부채비율이 급증하는 것은 조선업체의 특성상 선박수주 선수금이 부채총액으로 산정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면서 "따라서 부채비율 급증이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유동성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전 연구원은 "STX그룹의 아커야즈 공개매수에 따른 소요자금이 4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이러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위동성 우려를 잠재울지 아니면 증폭시킬 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TX그룹은 지난달 18일부터 4주간 유럽 최대 조선사인 아커야즈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벌여 지분율을 40.4%에서 88.4%로 늘렸다.

이에 대해 STX그룹 측은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들이 아커야즈 투자에 관심이 많고, STX그룹의 상반기 영업이익만 1조원에 달하는 등 3조500억원 규모의 현금을 갖고 있어 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