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28일 국내 부동산 가격의 조정은 우리 증시에 악재가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금융위기가 미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에서 시작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2001년 이후 초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 부채가 급증했지만, 우리나라는 카드사태 이후 한때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었으나, 근본적으로 미국처럼 4년간 3% 이하의 초저금리가 아니라 3% 이상의 일시적 저금리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의 부동산 버블 형성과 붕괴는 모기지의 유동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결과지만, 우리나라는 모기지의 유동화 수준이 걸음마 단계라고 지적했다.

만일 국내에서 부동산발 금융위기가 나타나려면, 급격한 부동산 가격 조정으로 한국 금융기관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설정한 가이드라인이 무력화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2007년 말 현재 은행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52%(6억원 이하는 60%, 6억원 이상은 40%)이고 제2금융권까지 포함해도 미국과 같이 LTV가 70~80% 이상으로 치솟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미국과 달리 모기지의 유동화 수준이 높지 않아서 국내 부동산 가격이 30% 이상 하락할 위험이 크지 않다면 부동산 부실이 금융부문으로 전가되면서 금융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

김 팀장은 부동산을 대표하는 국내 아파트 가격은 PRR(가격/임대수익: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과 유사한 개념) 기준으로 보았을 때 아직도 고평가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 지역만 보았을 때 PRR이 26배 수준이고 최근에도 상승세를 보였는데, 인플레와 긴축 공포로 주식 등 주요 자산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은 가격 조정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신영증권에서는 국내 주택은 7.9%, 아파트는 22.8%의 버블 상태라고 추정해 추가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팀장은 “다만 부동산 가격 조정과 금융 부실이 연결되는 임계점이라고 추정되는 30% 이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위험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국내 부동산 가격은 미국과 달리 외환 위기 이후 90년대 내내 횡보기간을 거쳐 회복기에 있었던 만큼 향후 부동산 가격의 조정폭이 깊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팀장은 “금융기관의 부실 상각이 클라이맥스를 통과했을 뿐만 아니라 금융을 제외한 기업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어서 높아진 배당수익률과 낮아진 PER이 부동산 버블 해소 이후 새로운 투자대안으로서 주식투자 매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