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상위 종목 숏커버링 가능성 주목

국내 주식시장을 압박해온 요인의 하나로 지목된 외국인 공매도가 외국인 전체 매도의 12.7%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공매도는 그동안 하락장에선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상승장에선 주가를 떠받드는 동력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34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24일 그동안 빌려서 판 주식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해당 주식을 사는 숏커버링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숏커버링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외국인, 매도 12.7%가 공매도 = 외국인들은 6월9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사상 최장인 33거래일 연속 8조9천910억원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하며 증시 하락을 압박해왔다.

특히 외국인들의 순매도 가운데 일정 부분은 주식을 빌려 파는 공매도도 포함돼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증권선물거래소가 공매도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2일까지 하루 평균 전체 공매도 규모는 1천967억원으로 집계됐고 이 기간 외국인들의 하루 평균 매도 규모는 1조3천901억원에 달한다.

전체 공매도 가운데 외국인의 비중이 평균 90%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1조3천901억원의 하루평균 공매도 가운데 외국인에 의한 공매도가 약 1천770억원 수준으로, 외국인의 매도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약 12.7%에 이른다는 것이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의 분석이다.

◇외국인 쇼커버링에 주목 = 외국인이 34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전날 코스피지수가 급등한 것을 계기로 외국인의 숏커버링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전날 외국인들이 순매수 전환은 빌린 주식을 판 뒤 이를 상환하기 위해 매수하는 숏커버링 성격이 짙고 이 같은 숏커버링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삼성증권 황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들이 투기적 매도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종목별로 매수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며 "외국인들의 공매도 상위종목으로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더 이상 공매도를 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외국인 매도 중 하루 최대 1천770억원의 매도가 줄어들고, 여기에 더해 숏커버링이 일어나면 하루 최대 1천770원의 매수가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곽병렬 연구원도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 공세는 일정 부분 공매도에서 기인했다는 측면에서 전날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지수 급등에 따른 공매도 차익실현, 즉 빌린 주식을 상환하는 숏커버링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 위험 완화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재개가 본격화되면 하락 국면에서 공매도가 집중됐던 종목군으로 숏커버링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외국인의 공매도 비중(종목별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으로 호남석유(15.21%), 현대산업(11.96%), 신세계(11.65%), 하이닉스(11%), 현대차(10.94%), 롯데쇼핑(10.23%), 대우건설(10.08%), LG전자(9.74%), 기아차(9.46%), 한진중공업(9.39%) 등을 꼽았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