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선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급락장세 속에 정부가 M&A 대출 규제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자금 부담에 대한 우려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2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두산중공업은 7.47% 급락한 8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시가총액 상위 30위 종목 중 가장 큰 하락률이다.

한때 7위까지 올랐던 시가총액도 이날 22위로 밀려났다.

이종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자사주를 매각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시장에서는 이를 물량 부담으로 해석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도 8.45% 내리며 동반 급락했다.

또 미국 전선업체 슈페리어 에식스 인수를 추진 중인 LS전선은 8.24% 급락하며 석 달여 만에 7만원대로 추락했다.슈페리어 공개매수를 위한 인수금융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9억달러가 넘는 자금 부담 우려가 불거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르웨이 아커야즈를 인수한 STX그룹주도 급락했다.노르웨이 법인에 단기 자금 923억원을 빌려주기로 한 STX엔진이 12.45% 폭락했고 STX와 STX조선도 각각 9.0%와 8.7%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TX엔진이 노르웨이 법인에 대여해준 것으로 펀더멘털의 변화는 없지만 해외 업체 인수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가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M&A를 위한 대출이 시중의 유동성을 확대해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