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미국의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벨기에 맥주업체 인베브가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미국의 안호이저-부시에 인수 제안을 한 영향 등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이날 급락세를 보이다 반등하고 야후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안했던 인수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혀 상승폭은 제한됐다.

이날 잠정집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7.81포인트(0.48%) 오른 12,141.58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0.34포인트(0.43%) 상승한 2,404.35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4.38포인트(0.33%) 오른 1,339.87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 경기침체의 우려를 덜어주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유가가 오전장에 급락하면서 다우지수가 160포인트 넘게 오르는 등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유가가 반등하고 야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혀 주가가 급락한 영향 등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5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 증가하면서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한 것보다 배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 4월 소매판매도 당초 발표됐던 0.2% 하락이 아닌 0.4% 증가한 것으로 수정 발표됐다.

이 같은 소비판매 증가는 정부의 긴급경기부양책에 따른 세금환급과 미국중앙은행이 7번에 걸친 금리인하로 월마트 등 대형할인상점을 중심으로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소매판매의 호조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는 이날 오전장에 급락세를 보였으나 나이지리아의 석유공급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반등, 소폭 상승세로 마감해 증시의 상승을 제한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6센트 오른 배럴당 136.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오전장에 배럴당 4.83달러까지 떨어지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 가능성을 배제하는 입장을 보이고 나이지리아 정부가 로열더치셸 합작사가 운영하던 석유시설의 운영을 자신들이 맡겠다고 밝혀 수급 차질 우려가 제기된 영향으로 반등했다.

우마르 야라두야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이날 로열더치셸 합작사가 운영하던 오고니 지역의 석유시설 운영을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국영석유사가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무장세력의 잇따른 석유시설 공격 등으로 석유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상황이 로열더치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나이지리아의 독자적인 운영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되면서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이날 국제 유가 폭등에 따라 유가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선진국 요구에도 불구하고 OPEC의 석유 증산 계획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해 이달말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린 산유국과 석유 소비국 간의 회의에서 증산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고용시장 상황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수입물가도 고유가 여파로 크게 올랐다.

노동부는 이날 지난 주 신규실업수당 신청자가 38만4천명으로 전주대비 2만5천명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5월 수입물가는 고유가 여파로 전달보다 2.3% 상승했고 1년전에 비해서는 18%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7%는 밑돈 수준이다.

야후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상이 결렬된 영향으로 10% 급락했다.

야후는 MS가 자신들이 제안한 가격에도 야후 전체를 인수하는데 관심이 없었다면서 협상이 끝났다고 밝혔다.

미국 4위 증권사인 리먼브라더스는 이날 대규모 신용손실과 계속되는 자금난 소문, 주가 폭락 등의 책임을 물어 에린 캘런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조지프 그레고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퇴진시켰지만 주가는 4% 내렸다.

세계 3위의 맥주업체인 안호이저-부시는 세계 2위의 맥주업체인 인베브가 464억달러의 인수 제안을 한 영향으로 5% 올랐다.

인수 제안가는 주당 65달러로 안호이저-부시의 10일 종가에 14%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132년 역사의 안호이저-부시가 인베브에 넘어가면 연간 순매출액 360억달러, 세계 맥주시장 점유율 25%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맥주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