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창구선 아직 환매요구 없이 잠잠

10일 증권시장이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직접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까지 밀릴 수도 있겠지만 펀더멘털이 견조해 1,750선에서 강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선 증권사 지점장들도 아직 투자자들의 환매요구 등 동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58%(1.91%) 하락한 1,774.38에 마감됐다.

◇ 펀드매니저들 "1,700선까지 밀릴 수 있다" = 이날 주가는 중국시장이 지난 주말 미국시장 급락을 반영하면서 폭락세를 연출함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취약해지면서 동반 하락한 것으로 펀드매니저들은 분석했다.

이들은 또 선물.옵션만기일이 다가오면서 수급 부문에서도 다소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펀드매니저들은 코스피지수 1,750선을 1차 지지선으로 전망했으나 최악의 경우 1,700선까지 밀릴 수 있고 회복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조세훈 이사는 "어제(9일)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 주말 미국시장 폭락세에도 코스피 1,800선을 지켜내는 등 선방했으나 중국시장이 오늘 급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에 심리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 이사는 "지금까지 국내 증시는 글로벌 시장의 약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버텨왔으나 앞으로 당분간 약세장을 면키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악재에 민감해져 있는 글로벌 시장환경 등을 감안할 때 지수가 1,700선까지 밀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이익증가율이 양호해 약세장이 이어지더라도 코스피 1,750선을 하향이탈하면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상황이 되는 만큼 시장 붕괴 등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도 나왔다.

한국운용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상무)은 "기본적으로 올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이미 글로벌 시장 환경이 취약하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이 모두 알고 있고, 기업들의 이익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등 펀더멘털이 견고해 새로운 위기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부사장은 "현재 주식시장을 부정적 또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떠나 너무 단정적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수가 1,750선 이하로 하락하면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이 되는 만큼 시장이 방향을 잡을 때까지 박스권 등락을 염두에 두고 분산투자하면서 현재의 위기를 넘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아직 펀드환매 등 동요조짐 없어" = 일선 증권사 지점장들은 투자자들이 최근 고유가로 인해 증시가 약세장을 연출할 것으로 이미 전망하고 있어서인지 환매요구 등 별다른 동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타면서 1,850선을 넘어설 때엔 환매 주문이 일부 있었으나 조정장세로 돌아선 후에는 오히려 잠잠하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현대증권 김성익 장안지점장은 "주식형펀드 환매 주문이나 환매 관련 전화 문의가 거의 없는 등 투자자들의 동요는 아직 없다"며 "증시 낙폭이 예상보다 커진 측면이 있지만 주요 악재인 유가 상승은 어느 정도 예측했던 일이라 투자자들도 크게 놀라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수의 낙폭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일단 지켜보자"며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대우증권 김성익 개포지점장은 "코스피가 1,850선을 넘어갈 때 환매 주문이 좀 있었으나 그 이후 조정을 겪으면서는 오히려 잠잠한 모습"이라며 "다만 거래량이 줄고 있어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우세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