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ㆍ2부(부장검사 봉욱ㆍ우병우)는 14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이사장 이정환)와 한국자산관리공사(사장 이철휘)를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공기업 비리 집중 수사의 일환이어서 앞으로 수사대상 공기업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특수3부(부장검사 김광준)가 산업은행에서 편법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그랜드백화점을 전격 압수수색한 데 이은 조치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부산 중앙동 증권선물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사무실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사무실ㆍ임원실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해 접대비 등 업무 추진 관련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다수 확보했다.

검찰은 금융감독원의 최근 거래소 검사 결과를 토대로 내사를 계속 벌여오다 구체적인 물증을 잡기 위해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증권선물거래소에 대한 정기 연례검사에서 거래소가 2006년부터 2년간 업무추진비와 정보수집비 등을 과도하게 집행했다며 예산편성ㆍ집행 과정의 방만한 경영을 문제삼은 바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또 2006년 초부터 작년 9월까지 10억5000만원을 골프 접대비로 지출,금융위원회로부터 임직원에 대한 징계 등 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횡령이나 배임 혐의 등에 대해서는"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 강남구 한국자산관리공사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산관리공사가 부실채권을 인수한 뒤 매각하는 과정에서 일부 임직원들이 비리를 저질렀다는 첩보를 최근 입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채권추심 과정에서 또 다른 비리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날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캠코 직원 2명을 체포해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유동성 위기를 겪던 그랜드마트가 2002년 4월과 5월 여섯 차례에 걸쳐 1867억원어치의 무보증 사모사채를 발행하는 등 총 1907억원을 산은으로부터 대출받은 다음 해당 사채의 만기일인 1년 후 다시 세 차례에 걸쳐 1284억원의 사채를 발행,산업은행이 이를 전액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로비나 거래가 있었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그랜드백화점 소유주인 김만진 대표이사 회장을 소환 조사해 사채 발행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박준동/이심기/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