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기간 동안 대외 변수들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13일 국내 증시는 프로그램의 힘을 빌어 비교적 크게 올랐다.

어닝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경제지표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물가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은 투자심리가 부정적인 뉴스보단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악재와 호재가 혼재돼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수로 주가가 오르기는 했지만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떨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의미있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이후 국제유가가 미국의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커졌으며, 유가 상승으로 소비자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가 위축될 경우 증시에는 부정적이었다고 설명.

국내 경제지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제유가의 상승은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황 연구원은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 물가 관련지표들이 예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관련 악재들이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노출돼 있어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다만 우려보다 나았다는 식의 주가 반영이 상승세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일간 차트상 보조지표들의 둔화가 나타나고 있고 코스피가 5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술적 분석상 시장이 다시 중요 분기점에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승추세의 박스권 상단에 근접함에 따라 추가적으로 강하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당분간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 보다 1800~1870P의 완만한 상승 추세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삼성 황금단 연구원은 "유가 하락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실행이 향후 주가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그 전까지는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출렁대는 소모적인 시간 싸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수보단 종목 플레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단기 전술로 적합하다고 조언.

우리투자증권은 상승 추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조정은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내수주보다는 업황이 양호하고 환율 수혜가 기대되는 수출주에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지수의 단기 변동성 확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IT와 자동차 부품 등 일부 중소형주 중심의 대안 카드도 꾸준히 활용할 것을 주문.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