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피 지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하긴 쉬어갈 때도 되었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3월17일 1574.44P라는 저점을 찍은 지수가 그로부터 채 한 달도 안지나 190P 가까이 오르며 1760선을 넘어서는 놀라운 상승력을 보여줬으니 말이다.

매일 아침 증시가 열리기 전이면 늘 지수가 오를 지 내릴 지를 예상해보곤 하는데, 이날은 내리거나, 오르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유? 단순하다. ‘상승하는 분위기니까 주식을 사라’고 주장하던 몇몇 증권사들이 단기과열 급등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을 내놓아서였다.

‘추세 상승이다’ 혹은 ‘추세상승 아니다’라는 지수 방향성 논란은 물론 아직도 진행중이다. 상승론자들이 입장을 바꾼 것도 아니다.

다만 일부 상승론자들의 눈에도 단기급등 과열조짐이 포착됐으니, 지금은 지르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시점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면 상승론자들의 눈에 비친 단기급등에 따른 과열 징후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지수가 숨 고르는 시점에서 투자자가 투자전략을 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에서 제시한 징후 3가지.

▶정크본드 스프레드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 ▶최근 파생시장의 풋콜 레이쇼(풋옵션거래대금/콜옵션거래대금. 5일 이동평균 기준)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것 ▶한국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아진 것 등이 과열 징후라고 한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반등했는데도 정크본드 스프레드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며, 풋콜 레이쇼가 급락한 것은 향후 지수가 횡보하거나 차익매물 소화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그리고 한국투자증권 분석대상 기업들의 올해 예상실적기준으로 추정한 우리 증시의 PER이 12.57배까지 상승했기 때문에, 이것이 향후 주가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고 했다.

하나대투증권도 추세적 상승 가능성을 꾸준히 밀고 있지만 단기 과열에는 우려하는 입장이다.

곧 미국에서 발표될 ISM비제조업 지수와 고용지표 등 실물경기 지표 결과에 따라 우리 증시의 단기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이격도, 스토캐스틱, RSI 등 기술적인 과열신호가 발생하고 있다며 추가 상승보다는 조정가능성에 주목했다.

여기에다 추세상승 아니라는 쪽인 굿모닝신한증권의 분석을 하나 더 추가한다.

▶외국인 주도로 진행되던 수급개선 움직임이 둔화될 조짐 ▶투신권의 매도 전환 추정 ▶가격부담 등이 그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달 19일 이후로 올해 들어 가장 강도 높은 매수강도로 1.5조원의 누적순매수를 보인 외국인들이 지난 3일 닷새 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선 것이 마음에 걸려 했다.

투신의 경우 그 동안 관망하다가 지난3일에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하면 대규모 매도우위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지수상승에 따른 환매 증가 가능성을 확인해 볼 것을 제안했다.

주가가 많이 오른 데 따른 가격부담도 그 자체가 부담이라고 봤는데, IT, 은행, 자동차, 철강 및 조선 등의 순환매도 가격 부담에 대한 증거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