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까지 와인 투자에 나서는 등 국내에서도 와인 투자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지난해 11월 와인 실물에 투자하는 설정액 82억원짜리 와인펀드가 처음 등장한 데 이어 이달 말엔 연기금이 투자하는 1200억원대 규모의 와인펀드가 나온다.이에 따라 개인들도 본격 와인 투자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와인펀드 2호(가칭)는 한국투신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이 총 1200억원 규모로 운용한다.작년 11월 와인 관련업체들을 대상으로 1호 와인펀드를 설정한 한국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자 모집은 모두 마쳤다"며 "이달 말쯤 준비가 끝나는 대로 와인 실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호 펀드처럼 영국 런던의 국제포도주거래소(Liv-ex)를 통해 보르도 특급 와인 등 100만원 안팎의 와인을 구입하며,거래소나 와인 도매상을 통해 차익 실현을 할 수도 있다.

이번 와인펀드에는 보수적인 연기금들이 투자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이는 와인 매입ㆍ보관ㆍ처분 등 자문 및 실무 역할을 맡은 SK네트웍스가 펀드의 최종 가치가 투자금액 이하로 떨어질 경우 1000억원 범위 안에서 원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 주기로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관심사는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점.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 와인시장이 베이징 올림픽 등 중국 특수에다 막대한 오일달러로 고가 와인을 싹쓸이하는 중동,러시아 부호들까지 감안할 때 전형적인 '불 마켓(bull market,강세장)'이어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연기금이 가세하면서 개인의 와인 투자 시대가 보다 가까워진 점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그러나 와인펀드의 성격상 장기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2호 와인펀드만 해도 환매는 설정 시점부터 5년2개월 이후다.

한국자산운용 관계자는 "법적으로 투자의 장애물은 없지만 개인들로선 아직 와인 투자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고 체감 리스크도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