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남북경협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연말 이후 경협주 상승 시기를 추적해보면 답은 나온다. 남북 간 접촉만 있으면 어김없이 오름세를 보이곤 했던 것이다.

접촉의 목적이 군사든 수송이든 상관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주에도 투기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오후 2시 50분 현재 이화전기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으며, 광명전기, 선도전기, 제룡산업 등이 모두 3~8%의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의 ‘접촉’은 개성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철도협력분과위원회 회의였다.
양측은 ▲문산-봉동 간 화물열차 운행 개선 방안 ▲개성-신의주 철도 개보수 문제와 관련한 1차 현지조사 결과 평가 및 2차 정밀조사 추진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 23일에는 올 들어 첫 남북군사회담이 25일 판문점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협주들이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특히 24일에는 이화전기와 로만손이, 25일에는 제룡산업이 각각 7%대의 높은 상승세를 보여줬다.

지난 연말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해 12월 12~13일 제7차 장성급 군사회담 기간동안 이화전기, 로만손, 선도전기, 광명전기가 모두 급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 성탄절인 12월 25일 남북 조선 및 해운협력분과위원회가 열리자 다음날 경협주는 곧바로 오름세를 탔다.

하지만 이는 회담 결과물보다는 기대감이 앞서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7차 장성급 군사회담의 경우 기대와 달리 공동어로구역 설정에 실패하면서 합의서나 공동보도문도 채택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이 업체들이 실제 대북사업에 참여할 것인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북사업의 첫 단계는 SOC 기반사업을 할 수 있는 대기업들이 주도하게 될 것인데 현재 거론되는 대북주 업체들을 낙점할 지는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남북 경협주들은 회담 등 뉴스에 반응하고 있는데 투기적 수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 여부를 따지지 않은 채 오직 ‘테마’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