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우려에서 촉발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아시아와 유럽 주가가 연일 동반 폭락,글로벌 증시가 공포에 빠졌다.

주요국 증시는 전날 5~7% 떨어진 데 이어 22일에도 폭락세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아 투자자들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었다.

'폭락'이 '폭락'을 부르는 도미노 패닉이었다.이날 아시아 증시는 장이 열리자마자 투매 현상이 나타나며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도쿄 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5.65% 급락한 1만2573.05엔에 마감됐다.하루 기준으론 2001년 9·11테러 이후 최대 낙폭이다.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7.22% 폭락한 4559.75에 마감됐다.홍콩 항셍지수도 오후 4시 현재 전날보다 7.83% 떨어진 21,953.21에 거래되고 있다.

인도 증시도 '패닉' 현상이 이틀째 지속됐다.뭄바이 증시의 선섹스 지수는 개장 직후 11.53%나 급락하면서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서울 코스피 지수도 장중 1600선마저 무너지며 폭락세를 이어갔다.마감 직전 기관들의 매수세로 소폭 회복,전날보다 74.54포인트(4.43%) 내린 1609.02로 마감했다.코스닥도 5.6% 하락했다.외국인 투자자들이 14일째 주식을 처분했다.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 모두 급락세로 인해 거래가 5분 중단되는 사이드 카가 발동됐다.

아시아 증시 패닉은 전날 유럽 증시의 급락이 심리적 불안감을 가중시켰고 하루 쉬고 22일(현지시간) 문을 연 뉴욕 증시의 나스닥 선물이 80포인트 떨어지는 등 급락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날 유럽 증시는 독일의 DAX 지수,영국 FTSE100 지수,프랑스 CAC40 지수가 5~7% 급락하는 '대학살'을 당했다.영국 FTSE100 지수는 5.48% 빠진 5578.20,프랑스 CAC40 지수는 6.83% 하락한 4744.45로 마감했다.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투자회사인 노르디아 에셋매니지먼트의 요한 스타인 펀드매니저는 "지금까지 경험한 최악의 상황"이라며 "금융 시장이 불안한 상태여서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세계 증권가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는 "미국은 경기침체 위협을 받고 있으며 전 세계가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시아 주식시장의 조정장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관망세를 유지하거나 국채 투자로 빠져나가는 방안을 권유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