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악재가 선진국 시장을 넘어 신흥시장까지 덮치고 있다.

글로벌 증시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코스피지수도 심리적 지지선인 1700선이 무너진지 이틀만에 22일 장중 한때 1600선마저 위협받기도 했다.

지지선도 무의미한 상황에서, 기댈 곳이 없는 투자자들은 공포감마저 느끼며 망연자실해 있는 상태다.

그러나 지금은 공포의 확대 재생산에 따른 지나친 비관론도, 美 FOMC의 금리 인하만을 기다리는 무조건적인 낙관론도 경계할 필요가 있으며, 냉철하게 시장을 바라볼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부실 우려가 신흥시장과 유럽시장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증시의 불안감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머징 증시의 하락은 세계 경제성장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미국 경제의 위험을 반영하는 과정이라는 점과 월말 FOMC회의 발표 전까지 시장이 회의적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 미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에 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감으로 접근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막연한 낙관론도 물론 금물이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펀드 자금이 아직까지는 유입되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낙관론을 펴기에는 글로벌 시장 환경이 너무나 비우호적인 상황"이라며 "여전히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반등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 시점에서는 일단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먼저 확인한 뒤에 대응에 나서는 것이 유효하다.

추격매도는 자제하되 매수에 나설 경우 적극적 저가매수보다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IT, 자동차, 은행업종과 음식료, 제약 등 일부 내수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제시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수 하단의 안정성부터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서브프라임 파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중국까지 문제가 번지는 일련의 흐름이 악재의 끝자락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작은 증거로 해석하는 것은 큰 무리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급락에 따른 공포감은 장기추세 이탈 가능성에 기인하고 기대감은 저가메리트의 부각에 따른 것"이라며 "시장진입은 늦추더라도 추격매도만은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