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반짝 반등했던 코스피 지수가 다시 급락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조지 부시 美 대통령이 감세 정책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경기침체 위험을 막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 증시는 나흘 연속 하락했다.

부시 행정부가 내세운 세금환급 등이 규모면에서는 지난 2001년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되나 정책 적용에 따른 시차와 경기부양 효과는 미지수라는 점에서 보다 강도높은 정책 대응을 기대했던 시장이 실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푸르덴셭투자증권의 김진성 이코노미스트는 21일 "부분적으로나마 소비 및 투자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 "경기 회복보다는 경기 침체를 방어하는 차원의 정책 수준으로 이해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의 침체와 신용경색에 따른 금융 시장의 불안, 글로벌 인플레 우려가 경기 부양의 장벽이 되고 있다고 지적.

증시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美 정부의 경기 부양책마저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한시름 놓는 듯했던 국내 증시도 다시 얼어붙고 있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증시마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시름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외국인 매도 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밑단을 받쳐줬던 기관마저 수수 방관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21일 오전 코스피 지수는 또다시 1700선을 하향 이탈하고 있다.

오는 월말로 예정돼 있는 FOMC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가 기정 사실화돼가고 있지만, 강한 모멘텀을 제공해주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증권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단기적으로 급락세는 진정되겠지만 美 증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만큼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반등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의 경우 추세적인 반등 가능성이 낮다면서 향후 6개월 기준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1780포인트(1600~1960P)로 수정 제시했다.

비중확대였던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하향 조정.

연착륙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던 美 경제의 둔화폭이 확대되고 있고, 투자은행들의 손실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정상적인 투자금융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이머징 마켓의 성장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기 급락으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낮아져 있지만, 성장과 위험을 고려한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때 투자 매력도가 그다지 높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는 지금이 美 경기 침체 국면의 시작이라고 가정하면 증시는 최소한 10%가 넘는 추가 하락이 가능하며 바닥은 3분기나 되야 확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신영증권은 美 투자은행 중 가장 공격적이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골드만삭스를 인용해 2분기까지 미국 경기가 하강하다 3분기 이후엔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주식시장의 경우엔 경기 바닥에 앞서는 1분기가 저점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견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 美 경기 침체 국면에서의 평균적인 주가 하락률이 26%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15% 정도 하락한 美 증시의 추가 하락룸은 10% 안팎일 것이란 분석이다.

어쨋든 미국 경기에 대한 고민은 당분간 가져가야할 짐이다.

이같은 고민이 이어지면서 1700선에 대한 테스트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월말로 예정된 4분기 미국의 GDP 발표와 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하 폭 등을 확인하면서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