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하이브리드 자동차 관련주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이 회사는 2000년부터 2차전지 사업에 진출,휴대폰과 노트북 배터리용 2차전지 시장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주력인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와 과거 사양산업인 CRT(브라운관) 모니터 사업에서는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지만,2차전지 사업부문에서는 매 분기 흑자를 내고 있다.매출 비중도 15%까지 늘어났다.

2차전지 시장은 성장 전망도 밝다.특히 기존 휴대폰과 노트북에 이어 향후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확대 적용될 경우 세계 시장 규모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삼성SDI는 이미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2차전지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회사 측이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자동차 업체와 제휴를 맺고 하이브리드용 2차전지 개발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하이브리드용 2차 전지는 2009년 말이나 2010년께 상용화될 예정"이라며 "2010년께는 삼성SDI의 매출에서 2차전지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 본사 기준으로 26%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SDI의 차세대 주력 사업의 하나로 2차전지를 꼽기도 한다.

한편 삼성SDI는 최악의 4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소현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CRT 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 비용을 작년 4분기에 반영하는 데다 양산에 들어간 PDP 4라인과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의 감가상각비 등까지 감안하면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인 2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인 만큼 적자가 올 2분기까지는 이어지겠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작년 4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개선되는 국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2차전지 영업 호조와 바닥을 친 PDP 이익률이 긍정적이지만 전 사업부문의 적자 탈피는 하반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