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은 중국이 세계의 새로운 슈퍼파워로 등장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2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 중국 입장에서 올해는 지난 1978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래 30년만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에서 세계 3대 경제로 변신한 것을 기념하는 성년식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문은 중국이 세계시장에 대한 가공할 만한 경제적 영향력을 내세워 올해안에 스스로를 '대국'(大國)이라 선언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무자년(戊子年) 쥐띠해인 2008년을 상징하는 동물인 쥐는 중국인들에게 물질적 풍요의 전조이자 수호자로 여겨지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신문은 새 슈퍼파워로 등극할 중국의 대담성을 가장 강하게 느끼게 되는 나라가 영국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이달부터 정부 통제하의 은행들을 통해 1조3천3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 일부를 런던금융시장에 최초로 투자할 방침인 가운데 영국은 최대 894억달러 규모에 달할 중국의 투자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
앞서 중국은 중국개발은행과 중국투자공사를 통해 각각 30억달러씩을 들여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스와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지분 일부를 인수한 바 있다.

중국 자본의 잇따른 유입으로 금융가에선 '중국산'(Made in China)이란 표시가 곧 '중국소유'(Owned in China)로 바뀔 것이란 농담이 흘러나오고 있다.

또 비민주적이며 낙후된 금융섹터를 가진 국가(중국)에 대형자산을 매각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1천300억 파운드에 달했고 올해는 1천450파운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래 중국 경제의 성공은 대부분 타국을 위해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생산하는 데서 비롯됐지만 최근 도시 중산층을 중심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품질 욕구는 중국경제가 보다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할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런던에 거점을 둔 한 고급품 시장분석가는 "중국인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명품 브랜드에 대한 눈을 뜨고 있다"면서 "충분한 경제력을 가진 일부 도시민들은 한때 서방에서만 볼 수 있었던 물건들을 직접 소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대규모 소비와 중국 국부펀드의 해외투자시장 진입은 중국이 스스로의 정치.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온난화에서 다르푸르, 북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가장 긴급한 문제들에 대한 어떠한 해법도 중국의 시각과 의사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도출될 수 없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08년이 중국의 세계무대 등장을 알리는 승리의 해가 아닌 재앙의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도 제기하고 있다.

2008 올림픽 기간에 베이징에 전세계에서 3만1천명의 기자들이 모여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위나 반대파에 대한 폭력 진압의 움직임들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한 올 한해에도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과 높은 물가상승률, 대만 문제,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최대 에너지 소모국이란 국제사회의 비판 등 다양한 문제와 씨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 회원인 케리 브라운 박사는 "세계는 틀림없이 8월 올림픽 기간에 중국을 주시할 것"이라며 "진압봉이 한 번 휘둘러지기만 해도 뉴스는 스포츠에서 중국의 압제에 관련된 것으로 바뀌고 말 것"이라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