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를 타던 시장이 좀 안정되는가 싶더니 다시 정신없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15일 1% 넘게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16일 또 한차례 급락하며 1900선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100포인트를 넘나드는 박스권 안에서 출렁대는 지수 흐름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향해가고 있다.

기존 주도주들의 낙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다 차기 주도주로 나섰던 후발 주자들의 상승 탄력도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정장을 견디기가 더욱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조정이 가격 조정이 아닌 기간 조정이라는 점에서 좀 더 여유를 갖고 인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힘들겠지만 섣부른 대응보다는 기대 수익률을 낮추면서 반등 시기를 기다리란 얘기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美 증시 하락 등에 따른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급락세가 진정된 후 반등의 강도는 이머징 시장이 선진국 시장 대비 우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수 하락시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는데다 해외 증시의 변동성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 대한 선호도를 다소 높여준다는 점에서 수급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도 없다고 지적.

따라서 추세 전환의 가능성은 낮다며 당분간은 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동양종금증권은 국내뿐 아니라 신흥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는 점,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 대형주를 중심으로 가격 메리트가 존재한다는 점 등에서 시장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추가 긴축 우려와 중소형주의 부진 등으로 변동성이 큰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반등의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지금의 조정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건강한 기간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조정시 수급 안전판이 작동하면서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는 등 증시 체력은 예전보다 강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경험이 축적되면서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기 불안과 변동성에 대한 내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며, 과거 유사한 조정 기간 중 조정폭이 15% 이내로 제한됐었다는 점에서 추가 조정폭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 증권사는 당분간은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지수의 방향성 보다는 업종 선택이 중요하다면서, 성장의 수혜를 받으며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담보되는 업종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하라고 조언했다.

먼저 매를 맞고 있는 중국 관련 주도주와 소비경기 개선의 수혜가 예상되는 내수 업종이 선택과 집중의 대상이라고 분석.

굿모닝신한증권도 기관들이 주춤대면서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발생, 조정폭이 과도하게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공포심에 사로잡혀 주식을 내던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는 장세에서 단기적인 대처가 쉽지만은 않지만, 투자심리에 지나치게 휘들려 포지션을 자주 변경하는 것은 오히려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SK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좀더 여유를 가지고 균형적인 시각으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적 모멘텀이 살아있는 기존 주도 업종 뿐 아니라 유동성이 뒷받침될 수 있는 턴어라운드 업종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 밖에 한화증권은 불안한 시장 흐름이 관망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 패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점에서 배당주를 투자 대안으로 삼는 방법도 유효하다고 권고했다.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종목으로 투자의견이 '시장수익률 상회' 이상이고 예상 배당 수익률이 3% 이상인 S-Oil과 중소기업은행, 국민은행 등을 제시했다.

급락장 속에서도 개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고, 시중자금의 펀드 유입도 계속되는 것을 보면 아직은 투자자들이 꿋꿋이 잘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주식 시황에 관한 이런 판단이 앞으로 결국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른 실망을 겪게 될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