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에 대한 기대감이 경기둔화와 기술주에 대한 매도세로 촉발된 급락세를 진정시키면서 낙폭을 크게 줄였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에 220포인트의 하락폭을 보이기도 했으나 장 막판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전날 종가에 비해 33.73포인트(0.25%) 하락한 13,266.29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 3.3%의 급락세를 보였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전날에 비해 52.76포인트(1.92%) 내린 2,696.00을 나타냈으며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0.85포인트(0.06%) 떨어진 1,474.77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시스코시스템스의 부정적 실적 전망과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여파로 AIG 분기 실적 27% 감소 소식으로 하락세가 나타난 가운데 경기둔화를 시사한 버냉키 의장이 발언 여파가 더해지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금융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되살아난 데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면서 장 막판 다우지수와 S&P 500지수가 한때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버냉키 의장은 상.하 양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 미국 경제가 성장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경색이 지속되고 있으며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물가상승에 대한 새로운 압력을 증가시키고 경제활동을 더욱더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FOMC가 앞으로 나올 경제전망의 의미와 경제상황이 진전되는 모습을 예의주시하고 물가안정과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에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시스코시스템스는 지난 분기 순이익이 22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37% 늘어났다고 밝혔으나 현 분기 매출이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8억1천만달러에 못 미치는 97억9천만달러로 예상, 9.5% 떨어졌다.

기술주의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 구글과 애플이 각각 5.3%와 5.8%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리서치인모션도 6.4% 하락했다.

3분기 순이익이 30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7% 감소했다고 발표한 AIG도 3.2% 하락했으며 IBM도 4.8%의 낙폭을 보였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여파로 손실상각 규모가 37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음에도 4.9% 올랐으며 포드자동차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적은 손실규모를 기록하면서 2.9% 상승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