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같으면 여름 여행철 지나고 가을이 깊어지면서 하락세를 보이던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향하는 국제유가의 강세와 함께 겨울을 앞두고 때아닌 급등세를 보여 연말 소비 지출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 보도했다.

전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7일 미국의 무연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04달러를 기록해 지난달에 비해 28% 가까이 올랐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평균 3.31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11월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3달러를 넘은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휘발유 평균 가격은 2.20달러 정도에 그쳤다.

따라서 연료통이 15갤런 정도인 자동차에 휘발유를 다 채운다고 할 경우 1년 전에 비해 12.5달러의 돈을 더 지출해야 하는 셈이 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최근에 매일 갤런당 2센트씩 오르는 추세여서 미국 전역에 걸쳐 운전자들의 고통을 유발하고 있다.

유가 전문가인 톰 클로자는 미국인들은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휘발유 값이 여름의 정점에 비해 25% 떨어지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돈이 더 많아지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 연말에는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크리스마스를 빼앗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휘발유 가격은 크리스마스 쯤에는 3.2~3.5달러 수준으로 오르는 등 내년 봄까지 갤런당 4달러를 향해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