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국민연금도 호주 투자회사 맥쿼리 컨소시엄에 재무적 파트너로 참여했다.

LG그룹도 적지 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하나로텔레콤 인수전은 국내 통신업체와 외국 투자회사 간 경쟁 양상으로 바뀌게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8일 "지난 주말 골드만삭스로부터 하나로텔레콤 지분 인수 제안을 받았다"면서 "시장 상황이 변한 만큼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관심이 많아졌고 인수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게 내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하나로텔레콤 최대주주인 AIG-뉴브리지(39.36% 보유)로부터 매각 작업을 위임받은 매각 자문사다.

SK텔레콤의 입장 변화는 맥쿼리가 국내 최대 케이블TV 회사인 씨앤엠(현재 2대주주)과 하나로텔레콤을 동시에 인수할 경우 유선통신망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선망을 확충하지 않고는 이동통신 사업도 진전시키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린 것.

맥쿼리는 국민연금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골드만삭스와 막바지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 골드만삭스로부터 씨앤엠 지분 30.48%를 인수,2대주주가 된 맥쿼리는 최대주주인 이민주 조선무역 회장의 지분(51.92%)도 사들이기 위해 협상 중이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전에 적극 나섬에 따라 그동안 골드만삭스와 물밑 접촉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LG그룹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LG그룹이 외국 자본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러나 "하나로텔레콤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연내에 하나로텔레콤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맥쿼리와 미국 투자회사 칼라일,SK텔레콤,LG그룹 등을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검토했다고 알려진 MBC 셀런 온세텔레콤 등은 가격을 맞출 수 없어 일찌감치 포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제 협상이 시작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가격 협상도 해야 하고,공정위원회와 정보통신부 인가도 받아야 하고,이사회와 주주총회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설이 증권가에 확산되면서 두 회사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은 6.0% 급등한 22만9500원으로 마감됐다.

하나로텔레콤도 전날 상한가에 이어 이날 2.67% 오른 9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명수/양준영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