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이 좋아지면서 고유가와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 재부각으로 인한 투자심리 불안에 한가닥 위안이 되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성적표를 내놓은 유가증권시장 156개사와 코스닥시장 158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21%,37.84% 증가했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넘었지만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은 13.2배 선에 머물고 있다.

지난 7월 13.8배보다 낮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국제 유가나 원·달러 환율,미·중 증시 흐름 등 해외 변수에 따라 출렁거림은 있겠지만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중장기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상장사들은 오는 15일까지 3분기 실적을 공시해야 한다.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20% 이상 증가

4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56개 상장사의 3분기 매출은 143조2600억원,영업이익은 14조45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21%,21.24% 증가한 수치다.

가전 자동차 등이 포함된 경기소비재와 운송 조선 기계 업종이 선전한 산업재의 이익증가율이 높았다.


코스닥 158개사 매출은 13.95% 증가한 6조4711억원,영업이익은 37.84% 늘어난 6282억원으로 조사됐다.

김지희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3분기 어닝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상장사들의 이익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종 집계치는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 관계자는 "대기업을 비롯해 주로 실적이 양호한 기업이 먼저 발표하는 경향이 있어 2일까지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깜짝 실적'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95개사 중 22개사(23.15%)는 최근 1개월간 컨센서스보다 10% 이상 높은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신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43억원에 이르며 컨센서스보다 66.26%나 많았다.

휘닉스컴삼성전기도 각각 증권사 전망치보다 63.20%,60.67% 많은 3분기 영업이익을 내놨다.

이 밖에 LG필립스LCD 고려개발 현대산업 삼성전자 SK에너지 부광약품 셀런 KT 대림산업 미래에셋증권 다우기술 등도 컨센서스를 웃돈 성적을 공개했다.

또 전체 95개사 중 45개사(47.36%)는 부합,28개사(29.47%)는 영업이익이 10% 이상 컨센서스보다 적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LG마이크론을 비롯 신화인터텍 엠텍비젼 코아로직 주성엔지니어키움증권 안철수연구소 우주일렉트로 메가스터디 등이 컨센서스보다 10% 이상 웃돈 3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조선 기계 등 중국 관련주를 조정 시 저가 매수하거나 실적에 견줘 저평가 매력이 있는 내수주에 관심을 갖는 게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