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등 신흥시장관련주 강세지속..유통 등 소외株도 노려볼 만

"주식시장의 천장이 뚫렸다"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나타내며 거침 없이 올라 사상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주식을 직접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이 향후 장세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99포인트(1.34%) 오른 2,041.12에 마쳐 하루 만에 또 다시 사상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펀드매니저들은 이날 증권시장이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악재를 벗어나 상승세로 복귀했다며 고점이 뚫린 이상 연말까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위력을 떨치던 지난 2개월 간 상황에 비해 글로벌 증시 여건이 긍정적으로 호전됐기 때문으로 이들은 설명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고조됐을 때만 해도 증시 전망에 대한 논쟁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브프라임 위력이 완화된 데다 ▲아직까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발표돼 미국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급호전됐다는 분석이다.

허장 푸르덴셜운용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볼 때 국내외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안도감이 확산돼 과열 외에는 우려할 만한 요인이 없다"며 "더구나 지수가 신고가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등의 긍정적인 요인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한화투신운용 본부장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혼란을 겪은 이후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얻었다"며 "연말까지 10% 정도는 추가 상승이 가능해 지수 2,200 정도는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신흥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유동성 여건이 개선돼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이며 국내적으로는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증시 상승에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국내외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과 내수 경기 회복 분위기도 주식시장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인으로 꼽혔다.

정경수 우리CS자산운용 전무는 "기업들의 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 시점에서는 '기업 실적 호전'이 뒷받침돼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연말이 가까워지면 지수는 내년 경제성장세를 반영해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2,200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주목을 받을 만한 주식에 대한 펀드매니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신흥시장 관련주'가 적어도 연말까지 장세를 이끌 주도주 역할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추가로 내수 경기 회복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유통 등 '내수주'가 틈새시장을 노려볼 만한 주식으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푸르덴셜운용의 허장 본부장은 "조선, 건설, 기계, 철강 등의 중국인프라투자 관련주가 과도하게 급등하다 보니 최근 들어선 통신, 유통 등의 내수주도 매기가 확산되면서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기존 주도주가 강세를 주도하되 틈새시장에선 반도체를 제외한 IT(정보기술)주와 내수주, 그리고 그간 소외돼 밸류에이션이 너무 싸진 중소형주들도 관심있게 지켜볼 때"라고 조언했다.

한화운용의 김영일 본부장은 "글로벌 경제구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 중국 경제 성장 수혜주가 조정을 거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며 "내수주는 최근 해외 진출 성장 추진 노력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CS자산운용의 정 전무는 "중동, 중국, 동유렵,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등의 시장과 관련된 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펀드매니저들은 증시 전망과 관련,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실물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과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가 여전히 시장의 부담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도 주목할 부정적인 변수라고 지목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