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이후 긴 조정을 받아온 베트남 증시가 최근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우량주들의 신규 상장이 잇따르면서 외국인이 주식을 사기 시작했고 그동안 투매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도 다시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덕분에 한동안 부진했던 베트남펀드 수익률도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베트남비나지수는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25일 2개월여 만에 1000포인트를 재돌파했다.

27일에는 0.18% 하락한 1014.09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지수가 10% 이상 오르는 등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베트남 증시의 조정은 기업의 실적과 관계없이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6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을 식히기 위해 은행들이 개인 대출 규모를 총자산의 3% 이내로 줄이도록 하는 긴급처방을 내놨다.

이에 따라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산 개인들이 자금 상환을 위해 주식을 파는 투매현상이 벌어졌고 한때 심리적 지지선인 9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개인들의 매도세는 9월 초에 마무리됐으며 때마침 석유자원개발회사인 PTSC와 부동산개발회사인 빈콤(BINCOM) 등 시총 6000억∼7000억원 규모의 우량회사들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시장을 관망하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 있다.

기업들의 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가총액 30대 기업의 올 상반기 순이익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50%나 된다.

PER(주가수익비율)도 연초에는 지난해 말 실적 기준으로 40배나 됐지만 최근에는 올해 말 실적추정치 기준으로도 23배로 크게 낮아졌다.

한국투신운용 현동식 글로벌2팀장은 "최근 베트남 증시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개인들이 따라서 주식을 사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경제성장률이 8%대를 유지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더 큰 폭의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어 투자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최근 베트남 주식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이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수익률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의 경우 최근 1주일 수익률이 5.91%나 된다.

지난 6월에 설정된 'KB베트남포커스혼합'의 경우 설정 후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대로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