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짙은 관망 분위기 속에 상하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박스권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다음 주(17~21일) 증시는 미국발 신용경색 국면의 분수령이 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8일)와 한국의 FTSE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 결정(20일) 등 굵직한 대외 변수들이 예정돼 있어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주말 중국의 금리인상과 추석 연휴를 앞둔 데 따른 심리적 영향 등도 증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커 신중한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유가증권시장 = 이번 주 유가증권시장은 선물.옵션 만기 부담 속에 약세로 출발했으나 만기일을 무사히 넘기면서 낙폭을 만회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박스권 흐름을 유지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 말보다 14.88포인트(0.79%) 내린 1,870.02로 한 주를 마감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으나 개인과 투신권의 저가 매수세가 균형을 유지했다.

운수.창고, 증권, 운수장비 업종의 낙폭이 컸던 반면 음식료, 기계, 건설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다음 주는 FOMC 회의, FTSE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 결정 등 투자자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대형 해외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지 여부와 인하폭을 놓고 시장 주변에서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어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증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은 외국인의 매수 전환 여부와 관련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도 코스피지수가 1,800~1,900 사이에서 제한적인 흐름을 유지하겠지만 각 변수들의 결과에 따라서는 변동폭이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2~3주 이상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음 주 FOMC 회의에 주목해 왔다는 점에서 결과에 따라서는 지수의 변동성이 다시 한번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전반적인 흐름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비중 있는 변수들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다음 주도 높은 변동성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매수로 대응하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은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해외 변수의 가시적인 변화가 확인될 때까지는 변동성에 초점을 맞추는 시황관을 유지하되 적극적인 시장 접근의 확산보다는 기존 주도주에 주력하는 제한적 대응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스닥시장 = 이번 주 코스닥시장 역시 박스권 장세를 연출했으나 증시 전반의 관망 분위기 속에 개별 재료주들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주 말보다 7.42포인트(0.96%) 오른 783.27로 한 주를 마쳤다.

단기 반등에 따른 차익실현에 나선 개인이 매도 우위를 보인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로 대응했으며, 금속, 인터넷, 의료정밀기기, 반도체 업종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대외 변수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증시 주변 여건을 고려할 다음 주도 코스닥지수가 800선을 상단으로 하는 박스권을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하방 경직성을 유지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 비해서는 탄력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임태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를 앞둔 다음 주도 재차 상승 추세로 복귀하기보다는 관망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별 재료를 보유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한 수익률 게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수적인 투자자는 현금 비중을 높이고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개별 테마 종목군에 대한 발 빠른 대응 전략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박스권 상단부에 다시 도달했으나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크지 않아 상승 강도는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단기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양호한 주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돼 인터넷주와 중소형 철강주 등 개별 종목 중심으로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