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HSBC의 외환은행 인수계약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4일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이 나지 않는다면 론스타와 HSBC의 계약 내용은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기에 법원 판결이 난다면 계약은 성립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조기 판결은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 2006년 국민은행이 론스타와 인수 직전까지 갔다가 계약이 파기된 것도 법원의 판결 이전에는 인수대금 지급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 배경에는 금감원의 ‘법원 판결 이전 승인 불가 방침’이 있었다고 전했다.

박정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금감위가 법원의 최종 판결전까지 매각 승인을 할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최종 계약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며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매각되더라도 기존 주주에 대한 매수청구권도 부여되지 않기 때문에 외환은행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HSBC가 타주주에 대한 공개매수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명시해 외환은행 소액주주는 론스타와 동일한 프리미엄을 향유할 수 없을 것"이라며 "HSBC의 외환은행 지분인수 결정은 외환은행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과거 국민은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이후 외환은행의 주가가 인수예정 가격이었던 1만5400원에 비해 약 20% 정도 할인된 1만2000원대에서 거래됐던 사례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 심화로 은행들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증권은 강한 외국계 경쟁자의 출현으로 은행업계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이번 매각이 국내 은행 펀더멘털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CJ투자증권도 한미은행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소매금융시장에 진출한 씨티은행 이후 HSBC가 소매금융시장의 경쟁자로 부각될 것이라며 금감위에서 매각이 승인될 경우 국내 은행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대우증권은 이번 HSBC의 론스타 지분 인수 발표의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주가에는 중립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