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7월27일)'의 후폭풍이 몰아친 지난 1일.장중 변동폭이 83포인트를 웃돈 가운데 이날 지수가 급락하면서 풋옵션에서 대박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오는 9일 만기를 맞는 '8월물 행사가(價) 235 코스피200 풋옵션'은 이날 장중 27.05까지 뛰었다.

전일 종가인 1.44보다 20배나 뛴 것이다.

이 옵션은 만기일이 다가오는 데다 코스피200 지수가 253까지 뛰면서 0.36까지 추락, 지난달 25일 '종이 쪽지'나 다름없었다.

그러던 것이 지수가 급락하면서 '황금 쪽지'로 돌변했다.

D증권 목동 지점과 거래하는 투자자 이민재씨(가명)는 "원금을 거의 날렸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1일 지수가 급락하면서 10배 수익을 남기고 정리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옵션 시장에 대박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200 옵션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1조5991억원으로 월별로 봤을 때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올초 6632억원에 머물던 일평균 거래 대금은 5월까지 6000억~7000억원대에서 움직였으나 6월 1조841억원으로 1조원대를 넘어선 후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하루 거래대금 순위도 급변하고 있다.

코스피200 옵션 거래 대금은 6월1일 1조924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지난 1일과 2일에는 1조7777억원과 1조6959억원으로 2위와 4위에 올랐다.

강송철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풋옵션에서 하루에만 수십 배까지 대박이 터지면서 개인 투기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주식 시장은 지수가 올라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 보니 시장이 조정을 보일 때는 옵션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게 마련"이라며 "특히 주가가 떨어질 때 이익을 보는 풋옵션 거래가 활발한 것은 조정을 보일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옵션 거래 급증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강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커져 '대박'의 가능성도 있지만 '쪽박' 우려도 숨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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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옵션=코스피200 등 기초 자산을 만기일에 미리 지정된 가격(행사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풋옵션(팔 수 있는 권리)이든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이든 옵션 매수자는 대상 자산을 행사 가격으로 팔거나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 코스피200 옵션의 경우 코스피200이 오르면 콜옵션 가격이 상승하고 내리면 풋옵션 가격이 올라간다. 가격 제한폭이 없어 수익은 무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