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연일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지수의 신기록 행진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은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둘 사이의 매매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개인과 외국인의 매매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이틀째 숨고르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전날 강보합세로 마감한 지수는 이날도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전 12시40분 현재 전일대비 2.61포인트(0.14%) 내린 1,805.24를 기록 중이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천620억원, 23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중인 반면 외국인은 2천25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사실 개인과 외국인은 코스피지수가 신기록 행진을 이어온 지난 달부터 줄곧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왔다.

개인은 지난 달부터 이날 현재까지 1조6천484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 중인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2조2천830억원 누적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개인들의 주식 매수 실탄인 고객예탁금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외국인의 예비자금인 한국 관련 뮤추얼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지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객예탁금은 4월 말 11조3천670억원에서 이달 18일 기준 15조352억원으로 3조6천682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관련 뮤추얼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으며 특히 이달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 동안 총 15억6천만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기반이 탄탄한 만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으며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당분간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아직은 우세한 상황이다.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선진국의 주요 금리가 상승하면서 외국인의 위험회피 성향이 커졌다"면서 "한국의 경우도 12개월 선행 주가이익배율(PER)이 13배에 근접함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은 직접투자 혹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이는 재테크 수단으로써 주식시장에 대한 재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매도 배경은 차익실현"이라면서 "최근 상승기에 외국인이 매도한 업종과 종목을 보면 초기에는 조선.기계.철강 등 당시 주도 업종을 집중적으로 내다 팔았고, 이후 증권과 보험 등 금융업종이 상승함에 따라 금융주를 중심으로 매도했다"고 전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한국 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떠나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증시의 상승 탄력이 많이 약해진 데다 미국 금리가 5%대에 머물고 있어 당분간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