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의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자동차 부품업종에 대해 전문가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시장 개척으로 경쟁력 있는 업체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미 FTA 체결로 부품관세가 폐지되면 한국 부품업체의 가격경쟁력 강화로 미국시장 접근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자동차 생산에서 미국산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9년 80%에서 2005년 70%로 떨어지는 등 미국 업체들의 외국 부품업체 조달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흐름을 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혜업체로는 미국에 직수출한 실적이 있는 한라공조 평화정공 대원강업 등을 꼽았다. 한라공조는 포드와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에어컨 부품을 공급하고 있고,대원강업은 GM의 글로벌프로젝트 참여가 확정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현대모비스에 대해 안 위원은 "현대모비스는 미국 내에서 현대차 기아차 판매가 증가하면 AS부품 수출이 증가할 뿐 아니라 2009년부터 다임러크라이슬러에 부품 공급 권한을 확보하게 돼있어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금호타이어 현대모비스 S&T대우를 수혜주로 추천했다.

한·미 FTA로 자동차부품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들은 공통적으로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업체가 그 수혜를 톡톡히 누릴 것이라는 공통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FTA의 수혜를 볼 것이란 데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용대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 업체들은 이미 계획하고 있던 한국산 부품 구매 확대 계획을 그대로 진행할 뿐 FTA 자체로 인한 직수출 물량 증대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한국 부품업체에 대해 국내 자동차업체보다 더 심한 가격 인하 압력을 행사하고 있어 FTA 이후에도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양시형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자동차 부품관세는 평균 3% 수준으로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 부품업체들이 미국 완성차업체들에 납품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낮은 납품단가 및 원화 강세로 인해 수혜를 볼 업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 애널리스트 분석 ] 한라공조ㆍ인지컨트롤스ㆍ한국타이어 등 주목

그동안 한국 자동차 부품 산업은 발전을 거듭해왔다. 현재 가격 대비 품질면에서 한국의 자동차 부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결과 한국의 부품업체들에 대한 구입 매력과 인수합병(M&A) 유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단기적인 문제는 국내 부품업체들이 그 동안 국내 완성차 업계에 지나치게 의존해 그들과 함께 수익성 악화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부품업체들의 당면 과제는 해외고객 다변화다.

주목할만한 업체로는 이미 세계적으로 품질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고 해외 직수출이 용이한 부품을 만들고 있는 업체다. 여기에는 한라공조 인지컨트롤스 한국단자 현대오토넷이 해당된다.

물론 한국단자는 동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성 악화 위험성을,현대오토넷은 현대차 그룹의 투자위험을 감안해야 한다.

한편 타이어 업계의 경쟁력 제고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생산성 면에서 한국 타이어 업체는 세계 경쟁업체보다 월등히 우위에 서 있다.

특히 따라오는 후발업체가 없다.

중국 정부는 완성차 현지화를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 부품을 완전개방했다.

타이어 업체 가운데 가격 인상 여력이 가장 큰 곳은 그 동안 해외인지도 개선을 위해 충분히 준비했던 한국타이어로 판단된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