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주가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안전지대'는 50만원"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의 기업가치를 높여 M&A를 방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포스코 고위 관계자가 적대적 M&A를 방어할 수 있는 주가 수준으로 50만원 선을 제시해 주목된다.

8일 자산운용 업계와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동희 부사장은 지난 7일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가진 간담회에서 "현재 36만원대인 주가가 50만원까지 상승한다면 적대적 M&A 가능성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50만원대가 포스코의 적대적 M&A를 막을 수 있는 주가 수준으로 제시된 것은 현재 세계 철강업계 M&A 가격 산정 시 기준이 되고 있는 '생산량 1t당 가격'에 근거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잇단 세계 철강 업계 M&A 과정에서 합병 가격은 피인수 회사의 생산량 1t당 850달러의 가치를 부여해 계산된 금액으로 이뤄졌다.

현재 포스코의 생산량이 연 3050만t,시가총액이 약 32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포스코의 t당 주가는 1000달러에 달해 이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포스코는 그러나 아직은 적대적 M&A에 대해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만약 포스코 주가가 50만원까지 상승할 경우 생산량 1t당 주가는 약 1400달러까지 상승하게 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경우 포스코를 M&A할 때 지불해야 할 금액은 생산량 1t당 850달러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게 된다.

그만큼 포스코를 M&A하는 매력이 급감하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별다른 경영권 방어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포스코는 주가를 높이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작년 말 현재 1.52%의 지분을 갖고 있는 1만7000여명의 포스코 직원들은 이날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주식 1주 더 갖기' 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한편 일본의 신일본제철은 이날 포스코의 미국주식예탁증권(ADR) 436만여주를 매입함에 따라 총 5.0%의 지분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