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계 투자자들의 대규모 '셀(Sell) 코리아'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 투자자들은 국내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 조선 등 유틸리티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전자나 내수 관련 종목 포트폴리오를 늘려나갔다.

4일 증권선물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계 펀드인 아부다비 인베스트먼트 컴퍼니는 삼성엔지니어링현대백화점 현대미포조선 금호석유화학 KCC 등을 새로 사들였다.

이 펀드는 국내에서 10여년째 전기 석유가스 등 인프라 관련주에 주로 투자해왔지만 최근 들어 내수주로 종목을 확대하고 있다.

쿠웨이트투자청도 지난해 비교적 공격적인 투자를 보였다.

LG생활건강기아차 삼성전기 대우건설 현대미포조선 등의 지분을 매입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또 사우디아라비안기금A는 LG전자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으며 아부다비 리츠BEN은 기아차 지분을 매입했다.

2004년 쿠웨이트투자청이 지투알 지분을 단기 매매했던 것을 제외하면 오일달러가 국내 주식을 5% 이상 사들인 사례는 없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어 종목별로 다시 5% 이상 대주주에 오를 가능성도 커졌다.

코스닥 기업인 서울반도체도 지난해 중순께 제3자 배정을 실시하며 중동 자금을 유치해 눈길을 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달 초 ABM암로증권을 인용,"중동지역 잉여자금이 수년 내 500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풍부해진 자금력이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지역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