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증시는 단기급락으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수급 공백, 주도주 부재, 미국경기 등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박스권에서 등락하며 조정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1,350~1,400선, 코스닥지수는 570~600선의 움직임이 예상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 이번주 유가증권시장은 인텔과 애플 등 미국 IT 기업의 실적 발표, 일본의 금리 동결에 따른 환율 압박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약세를 보였다.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말보다 2.00% 하락한 1,360.56으로 마감했다.

전주말 공개된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하고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발표와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수 등 수급 개선을 기대할 만한 요인들도 발생했으나, 미국발 악재와 비우호적인 수급 환경 속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계절적 비수기를 맞은 대형 기술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져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4.5% 하락하며 코스피의 두 배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증시가 단기 급락에 따른 하방경직성을 기대해볼 수는 있으나 강한 반등에 나서지는 못한 채 박스권에서 횡보하며 기간 조정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쉽사리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여러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불안정한 투자심리와 수급 불균형이 높은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다"며 "시장은 당분간 1,350~1,400포인트 범위에서 등락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건웅 애널리스트도 "다음주에는 국내외 개별기업 실적 발표에 따라 불규칙한 등락이 반복되는 제한된 박스권 구도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박스권 범위로 1,350~1,400포인트를 유지하고 이익의 가시성이 높은 업종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주는 특별한 경제지표 발표나 이벤트는 없는 가운데 국내외 기업 실적 발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기업의 경우 22일 GS건설을 비롯해 23일 LG전자와 SK, 24일 SK텔레콤, 25일 현대차, 롯데쇼핑, 26일 기아차, KT 등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며, 미국 기업 가운데는 22일 TI, 23일 야후, AMD, 24일 이베이, 25일 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실적을 내놓는다.

기업 실적과 더불어 이번주 증시의 압박 요인이었던 원.엔환율의 안정 여부도 확인해야 할 조건으로 지적됐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의 섹터별 수익률 차이에서 드러나듯 국내 증시의 상대적 약세는 환율 부담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본격적인 주가회복을 위해서는 원.엔 환율의 안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 코스닥시장은 이번 주 초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유가증권시장 의 낙폭이 확대되면서 동반 하락해 전주보다 4.01% 하락한 583.62로 마감했다.

인터넷 업종이 NHN을 중심으로 강세를 나타냈으나 통신장비와 반도체장비 업종은 각각 5.05%와 6.02% 급락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반면 전반적인 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개별 재료를 보유한 종목들은 강세를 보였다.

재벌일가가 관련된 엑사이언, 유명 정치인 사위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트라스BX, 자원개발업체의 지분을 보유한 위디츠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또 UCC(이용자제작콘텐츠) 관련 테마주와 바이오테마주들도 관련 뉴스들이 나오며 반짝 상승했다.

다음주 코스닥시장은 단기급락의 영향으로 기술적인 반등 권역에 진입했지만 유가증권시장의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수급 공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도업종 부재, 글로벌 정보기술주(IT) 약세 등으로 인해 기간조정이 예상돼 코스닥시장도 반등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종목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인터넷주와 성장성이 부각되는 여행주, 양호한 실적에도 낙폭이 컸던 IT 중소형주 등의 반등이 기대되고, 개별 테마 종목들의 움직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지수는 570~600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 신민석 연구원은 "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하며 580선에 근접했지만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권역에 진입했다"고 전제하면서도 "매수주체의 부재로 외국인 선호주와 실적 개선주 중심으로 제한적인 반등만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급락세가 진행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돼 다음주 초반에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주 중반 이후에는 기술적 반등이 시도될 것"이라고 전망한 뒤 "하지만 적극적 매매보다는 위험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고미혜 기자 daeho@yna.co.kr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