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집중매도 표적… 최근 상장 10社중 7곳 공모가 밑으로 추락

풋백옵션 행사도 늘어… 보호예수 해제 겹칠땐 당분간 약세 이어질듯

증시 조정이 깊어지면서 새내기주들도 수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기관이 '팔자'를 주도하면서 기관 보유물량이 많은 신규 상장종목들이 집중적인 매도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상장한 절반 이상의 종목이 이미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공모가의 90% 아래로 내려앉은 종목들도 나오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의 매수청구권(풋백옵션)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 신규 상장 프리미엄 소멸?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상장된 10개 기업 중 휴온스 한국컴퓨터 다사테크를 제외한 7곳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동아엘텍은 사흘째 급락세를 보이며 5450원에 마감됐다.

불과 상장 사흘 만에 공모가(60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80~100% 높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공모 청약 당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업체들도 상장 후 급락세에는 속수무책이다.

기지국과 중계기용 안테나 등을 만드는 파트론은 공모주 청약에서 107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으며 상장 첫날인 지난달 13일 공모가의 40.3%까지 뛰는 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다.

이날 종가(6400원)는 공모가보다 22.9% 하락한 상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인 아비스타 역시 상장 후 계속 내리막을 걸으며 공모가 대비 19.8% 떨어졌다.

그나마 한국컴퓨터와 휴온스 등은 기관과 개인이 관심이 높아 상대적으로 주가가 양호한 편이다.

◆ 풋백옵션도 행사돼

장 분위기가 좋을 때는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최근처럼 지수가 지지부진할 경우 새내기주가 받는 타격은 더 크다.

노기선 메리츠증권 IB(투자은행) 팀장은 "증시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는 한 당분간 공모주 약세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가 랠리를 보인 탓에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지적도 있다.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주간사를 맡은 증권사들로선 풋백옵션을 걱정해야 될 처지에 놓였다.

풋백옵션은 상장 한 달 내 주가가 공모가의 90%를 밑돌면 공모투자자가 증권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이날 상장된 지 한 달을 맞은 유니테스트는 공모가 대비 27% 하락하면서 주간사인 동양종금증권에는 1만200여주의 풋백옵션이 행사됐다.

한 달간 보호예수에 묶인 기관의 잠재 매물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 하락도 우려된다.

장외시장 정보제공 업체인 피스탁의 김창욱 사장은 "시장의 관심을 끄는 종목이 적은 데다 공모가가 높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새내기주에 대한 관심도 낮은 편"이라며 "공모주 투자자들이 앞으로 상장될 위아 등 대형 우량주를 겨냥해 투자를 자제하고 있는 것도 새내기주 약세 요인"이라고 밝혔다.

고경봉·김진수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