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속락하면서 9년1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자 환테크 요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달러화 매입 시기는 늦추고 원화 되사기를 앞당기는 등 다양한 환테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달러화 매입은 `만만디', 매도는 `빨리빨리' =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원화 값은 상대적으로 비싸지고 달러화는 싸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원화 강세.달러화 약세)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약세 통화인 달러화는 가급적 천천히 사는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달러를 팔아 강세 통화인 원화를 되사야 할 경우 최대한 빨리 해야 한다.

만약 외국에서 유학중인 자녀에게 학비나 경비를 보낼 때는 해외송금 시점을 최대한 늦춰 환율이 충분히 떨어진 뒤 하는 것이 같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반면 해외여행을 하고 남은 달러를 갖고 있다면 가급적 빨리 달러화를 원화로 바꿔야 환차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몇개월 내로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 사업가라면 굳이 달러화 매도에 나설 필요 없이 환율 움직임을 관찰하는 게 낫다.

재출국 시점에 환율이 반등할 경우 수수료만 이중 부담한 채 손에 쥐는 달러화는 당초보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 해외여행 때는 카드 사용이 바람직 =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비용을 지불하거나 물건을 구입하면 현지 가맹점의 물품대금 결제요구를 받는 카드사는 가맹점에 달러화로 먼저 결제한 뒤 국내 은행에 달러화 결제를 요구하게 된다.

카드사에 대금을 지불하는 국내 은행이 상품 구입 고객에게 청구할 대금을 확정하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보통 3∼4일이 걸린다.

즉 청구대금 확정 때 적용되는 환율은 물건 매입시점이 아닌 3∼4일 뒤의 환율이기 때문에 환율 하락기에는 카드 이용이 현금 지급에 비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남미 오지나 아프리카 등의 경우 환율 적용 시점이 한달까지도 늦춰질 수 있다.


◇ 사전 선물환.분할매수 계약도 방법 =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은 사전에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환차손을 줄일 필요가 있다.

해외펀드가 미국에서 달러화로는 이익을 내더라도 원화로 환전할 경우에는 더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반년정도 뒤에 해외 출국 계획을 갖고 있다면 지금처럼 달러화 값이 낮은 시점에 달러화를 분할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출국 시점에 환율이 급등할 경우 부담해야할 비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구길모 차장은 "최근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매수를 한꺼번에 하지말고 환율이 낮은 시점에 조금씩 분할해서 사두면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사전 매수한 달러화를 외화예금에 예치할 경우 연 2~3%의 이자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