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1·15 부동산대책'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 15일 코스피지수는 부동산대책 발표와 무관하게 장 초반의 강보합세를 그대로 이어간 채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다만 구체적인 정책 내용에 따라 업종별로는 다소 상반된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 확대 정책으로 선회한 것은 건설주에 긍정적인 반면 대출 규제가 강화된 점은 은행주에 다소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 "자금흐름에는 영향 없을 것"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부동산대책에도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과 주식이 대체재 관계이고 부동산 억제책이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보는 견해는 대단히 원론적인 시각"이라며 "과거에도 그랬지만 부동산대책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집값이 잡히고 투기열풍이 차단된다면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자산가들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부동산과 증시 간 고리가 과거보다 많이 약해졌다"며 "부동산대책에 따른 자금 U턴론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 건설주에 호재,은행주엔 부정적

건설주의 경우 이번 부동산대책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건설업종지수는 1.64%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사들이 2∼5%대 상승한 것을 비롯 태영 중앙건설 삼호 두산산업개발 등 중소형 건설주도 강세였다.

전현식 한화증권 연구원은 "공급 확대를 위한 용적률 상향 조정과 토지 추가 공급으로 건설업체들의 사업 기반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분양가 인하 및 원가공개는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경기가 활성화할 경우 2차 수혜가 예상되는 철근업체나 시멘트 페인트 등 건자재 업체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에 힘입어 KCC 쌍용양회 일신석재 등 관련주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은행주에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강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올랐는데도 은행업종 지수는 1.26% 하락했다. 업종별로 가장 큰 낙폭이다. 전문가들은 대출시장이 크게 위축돼 은행주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재 한국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은행권 대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하겠으나 실적에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무리한 담보대출 경쟁이 완화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