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일평균 거래대금 시장개설 후 첫 감소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인 주식워런트증권(ELW)의 급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증시의 변동성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10월 ELW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시장 개설 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며 10월 ELW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천904억원으로 전달의 3천82억원에 비해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거래대금 감소는 작년 12월 초 ELW 시장이 처음 개설된 이후 처음이다.

ELW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시장 개설 첫달인 작년 12월 209억원을 기록한 뒤 4개월만인 지난 4월 처음 1천억원을 넘어섰으며, 8월 2천억원, 9월 3천억원을 잇따라 돌파하며 급성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최근 증시 전반의 변동성 축소와 함께 ELW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ELW 거래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9일 최고치인 4천288억원까지 불어났던 ELW의 하루 거래대금은 3일 현재 1천855억원으로 8월 말 이후 2개월여 만에 다시 1천억원대로 내려섰다.

이로 인해 한때 14%를 넘었던 유가증권시장 내 거래대금 비중도 6%대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증가세를 보이던 ELW 신규 상장 종목 수도 9월 311개에서 10월 254개로 크게 줄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ELW 거래 둔화의 주된 원인으로 ELW의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증시의 변동성 축소를 지적하고 있다.

ELW는 옵션과 마찬가지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수록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수익률이 높아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김현태 대우증권 연구원은 "9월 선물옵션만기일을 전후해 증시의 변동성 확대를 노리고 ELW 시장에 들어왔던 투기적인 매수세가 빠져나간 데다 북한 핵실험 이후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면서 ELW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최근 200지수의 변동성은 올해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증시 회복과 함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면 일시적으로 급감했던 ELW 거래는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시장 개설 1년 만에 ELW 상장 종목수가 1천300개를 웃돌고 기초자산 종목도 60개 이상으로 코스피100 종목의 60%를 넘어선 점을 감안할 때 발행될 만한 물량은 거의 발행됐고 참여할 만한 투자자들도 거의 참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때문에 당분간 ELW 시장은 추가적인 성장보다는 기존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연내 상장이 예정된 주식선물의 도입과 함께 ELW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주식옵션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ELW 시장의 추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다음달부터 옵션매수 전용계좌 허용과 주식선물 시장의 개장 등이 예정돼 있어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며 "제도적인 개선과 더불어 여타 상품과 대비되는 ELW만의 장점이 재부각될 때 ELW 시장의 추가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