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이동통신사들의 3.4분기 실적공개가 마무리되면서 이통주들을 바라보는 주식시장의 시선도 확연히 바뀌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LG텔레콤[032640]의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 등에 주목하던 증권가의 시각은 지난 9월 접속료 산정방식의 변경에 이어 3.4분기 성적표 공개가 마무리되자 수위업체 SK텔레콤[017670]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는 분위기다.

◆ LG텔레콤, 유보적 견해 늘어

이통주중 가장 먼저 24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 LG텔레콤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이전에 비해 확실히 '톤다운'됐다.

3.4분기 영업이익이 986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2.8% 줄면서 1천억원대를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치를 다소 밑돈 것이 결정적 이유로 이 회사에 대해 가입자수 증가와 실적개선 등 모멘텀에 주목하던 이전과 달리 부정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3.4분기 저점론'과 '선방'평가를 내리며 낙관론을 고수하는 입장도 일부 남아 있기는 하다.

접속료 재조정 결과에서 보듯 LG텔레콤을 뒷받침해온 이른바 '비대칭 규제'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인식과 HSDPA(고속하향 패킷접속)으로 대표되는 이동통신산업의 변화를 쫓아가려면 더욱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전망도 주가에 적지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목표가(1만3천600원 →1만3천원)를 소폭 낮췄고 굿모닝신한증권과 우리투자증권, 골드만삭스 등이 목표가 1만500∼1만2천원 범위에서 불확실한 향후 전망을 이유로 '중립' 내지 '보유'견해를 제시했다.

30일 실적을 내놓은 KTF[032390]도 시장의 엇갈린 평가에 직면해있기는 마찬가지다.

1천640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공개하면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작년 동기대비로는 17.1%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KTF에 대해 마케팅 비용 감소와 새로운 서비스 개시 기대감을 반영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했지만 굿모닝신한증권은 "실망스럽다"는 평가와 함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가도 기존 3만2천900원에서 3만1천원으로 낮췄다.

삼성증권도 "당분간 주가 촉매제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박스권 등락을 점쳤다.

◆ SK텔레콤 '왕의 귀환'

반면 SK텔레콤은 26일 작년 동기대비 13% 늘어난 7천581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발표, 시장 예상치였던 7천억원대 초반을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는 증권가의 호평을 불러왔다.

대우증권이 예상을 넘는 실적을 이유로 23만원이던 목표가를 23만5천원으로 소폭 높였고 우리투자증권은 "규제와 마케팅, 3세대 이동통신 등 주가를 결정하는 3대 요인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목표가 26만원에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실제 SK텔레콤이 접속료 재조정을 통해 400억원대 수익 증가를 보인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각각 300억원대와 200억원대의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이 달라진 환경을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SK텔레콤은 지난 6월말 이후 장기간 19만∼20만원대의 박스권에 강하게 갇혀있던 주가가 지난 27일 모처럼 21만원선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지난 달 중순 46%까지 밀려내려갔던 외국인 지분율도 다시 48%대를 밟으며 제한선인 49%에 다가서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31일 오전 10시50분 현재 SK텔레콤은 전날보다 0.72% 내린 20만6천원에, KTF는 0.87% 내린 2만8천65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코스닥시장의 LG텔레콤은 1.39% 오른 1만9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