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워런트증권(ELW) 종목 수가 시장 개설 9개월여 만에 1100개를 넘어서고 하루 거래 규모도 4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제 나올 만한 ELW 상품은 대부분 나왔다는 평가다.

ELW 시장이 이처럼 단기 급성장했지만 '콜 ELW'와 인기 종목의 편중현상은 점점 심화되는 등 시장 왜곡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파생상품 본원의 목적인 헤지(위험 회피) 기능보다는 높은 레버리지를 이용한 '한탕 하기' 대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발행된 ELW 기초자산은 개별종목 60개,코스피200 지수 등 총 61개에 이른다.

현재 ELW 발행이 코스피100 종목에 대해서만 가능한 점을 감안할 때 상품화할 수 있는 상품은 대부분 나온 셈이다.

이들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전체 ELW 종목은 1167개다.

하지만 상품 가짓수는 많아도 상품별 쏠림현상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콜 ELW'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이달 들어 신규로 발행된 ELW 203개 종목 중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풋 ELW'는 27개 종목에 불과했다.

그나마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풋 ELW는 10개에 불과했으며,나머지는 모두 KOSPI20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이처럼 콜 ELW가 주류를 이루는 것은 풋 ELW에 비해 발행사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콜 ELW의 경우 증권사 입장에서는 개별주식을 매입하면 콜 ELW가 급등하더라도 헤지가 가능하지만 풋 ELW는 주식을 대차해야 하는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는 번거롭고 제약이 많다.

그러나 콜 ELW 비중이 높다 보니 헤지를 원하는 일반투자자들은 선택 폭이 좁아진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표적 ELW 기초자산들이 급락세로 돌아섰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땅한 헤지 수단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한 증권사 ELW 담당자는 "ELW 상품 자체가 헤지기능보다는 낮은 가격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소위 대박상품으로 인식된 탓에 증권사들이 콜ELW 상품에 치중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기초자산별로도 쏠림현상이 심각,거래가 안 되는 종목이 부지기수다.

이날 현재 증권사 등 LP(유동성공급자) 보유율이 80% 이상인 종목이 937개에 이른다.

전체 종목 1167개 중 80%는 거래가 부진하다는 얘기다.

전혀 팔리지 않아 LP가 100% 보유한 종목도 177개에 이른다.

한 증권사 ELW 담당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초기투자 비용이 많다 보니 '일단 최대한 상품을 많이 깔아놓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며 "하지만 개인들의 선호 기초자산이 제한적이어서 비용만 늘리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