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째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천33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흘 연속 매수우위를 지속했다.

이날 외국인은 운수장비, 은행, 전기가스, 건설 등의 업종들을 주로 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사흘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총 3천270억원 순매수했으며, 특히 은행주를 1천167억원 순수하게 사들였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최근 점진적인 오름세를 타면서 1,360선 안팎에 머물러 있는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수급 개선에 힘입어 오름 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낙관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신중론을 보였다.

올 들어 무려 8조원 가량의 주식을 처분한 '외국인의 팔자 국면'은 일단락됐다고 볼 수 있으나 외국인의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국내외 경기 둔화 및 기업 실적 우려 등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 아시아권에서 비중을 축소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마당에 국내 증시에서만 '사자'세를 보일 이유는 없다는 것.
전문가들은 따라서 최근 사흘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사자'세를 보인 것은 단기적인 현상이라며 중국 공상은행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짐에 따라 이 자금이 일시적으로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거나 선진국지수 편입을 앞둔 선취매성 매수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매도세는 일단락됐다"며 "선진국지수 편입여부의 결정을 앞두고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나 그간 비중을 덜어놨던 정보기술(IT)과 은행을 다시 채우는 전략일 뿐 적극적으로 사자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9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공상은행의 IPO가 한 달 가량 연기되자 단기간 자금을 운용할 곳을 찾던 외국인투자자들이 가격이점이 큰 한국 증시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며 "경기 등의 논란 요인들을 감안할 때 최근 외국인의 자금 유입은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허재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수는 고유가 부담이 크게 완화되면서 아시아 경기에 대한 우려가 감소한데다 원화나 엔화가 강세로 반전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외국인의 매도는 절정은 지났지만 일단락됐다고 보기 어렵고 구조적으로 매수세로 복귀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다만 단기적이라고 하더라도 이같은 외국인의 매수세는 현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내주 트리플위칭데이(지수선물. 옵션, 개별종목 옵션의 동시만기일)를 앞두고 외국인의 단비가 지속적으로 내려준다면 코스피지수의 하락 위험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매수차익 거래잔고가 2조3천억원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만기 전후 프로그램 매물 출회규모가 급증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강 연구위원은 "증시가 내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 출회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면 프로그램 매물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9월 증시에서 지수의 낙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오히려 1,400선 초반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