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코스닥시장 매도세가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외국계 펀드가 대량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의 지위에서 속속 이탈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외국계 펀드가 지분율을 종전 5% 이상에서 그 미만으로 끌어내렸다고 공시한 코스닥 종목은 지난달 초 이후에만 약 1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나투어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 소재 투자회사인 레그메이슨에셋매니지먼트(아시아)는 하나투어 지분율을 종전 5.66%에서 지난달 말 1.26%로 낮췄다고 공시했다.

레그메이슨은 2004년 12월 하나투어 주가가 1만6000원대일 때부터 지난 7월 7만원대가 될 때까지 주식을 매집했지만,지난달 집중적으로 매물을 쏟아내면서 이처럼 지분율을 낮췄다.

임금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지난 2분기는 물론 7월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외국계 증권사들이 하나투어에 대해 부정적 리포트를 잇따라 내놓자 레그메이슨도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GMO도 최근 코스닥 지분을 대거 정리했다.

GMO는 올초부터 매집에 나서 한때 지분율을 6.30%까지 높였던 에코플라스틱을 지난달 중순부터는 집중 매도하면서 지분율을 4.89%로 낮췄다.

KCC건설(5.38%→3.91%) 에이스디지텍(5.64%→4.26%)에 대해서도 GMO는 지난달 매물을 내놓으면서 지분율을 5% 밑으로 떨어뜨렸다.

씨디네트웍스의 경우 GMO는 지난달 지분율을 5% 미만으로 낮췄지만 모건스탠리와 레그메이슨에셋매니지먼트 등이 신규로 5% 이상 지분을 취득,외국계 펀드 간 손바뀜이 일어났다.

소디프신소재는 미국계 이볼루션캐피털이 지난달 말 주식을 대량 매도,지분율이 9.57%에서 0.18%로 떨어졌다.

이 외에도 팬텀 GS홈쇼핑 모빌링크 등도 외국계 펀드 지분율이 지난달 5%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하순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코스닥 매도세가 좀체 멈춰지지 않고 있는 만큼 외국계 펀드가 코스닥 기업의 주요 주주에서 이탈하는 현상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