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다시 해외발 훈풍이 불 조짐이다.

상반기 기업실적을 짓눌렀던 국제유가가 하락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데다 경기둔화 전망에 따라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한동악 '약발'이 떨어졌던 금리 호재도 다시 힘을 얻는 분위기라고 증시관계자들은 30일 입을 모았다.

◆ 항공.운수주 주목..타이어주도 관심 = 전날 미국 뉴욕시장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열대성 폭풍 에르네스토가 멕시코만을 빗겨갈 것이라는 예측과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알래스카 송유관이 일부 복구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전날보다 90센트 낮은 69.71달러로 떨어졌고 영국 런던 원유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97센트 내린 69.85달러에 장을 마쳤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 뉴욕증시의 일제히 상승을 이끌었다.

유가하락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가장 먼저 항공주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 송은빈 애널리스트는 "유류비용은 항공사들의 매출액에서 약 30%를 차지한다"며 "유가가 10% (WTI기준 배럴당 7달러) 하락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영업이익은 각각 1천730억원, 690억원 늘게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2006년 양사 예상 주당순익(EPS)의 각각 115%, 83%에 이른다는 게 삼성증권의 추정이다.

해운사들 역시 항공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군으로 꼽힌다.

송 애널리스트는 "해운사들의 유류비용 비중은 약 15%선으로 항공사보다 낮지만 유가에 연동돼 움직이는 내륙운송비용까지 감안하면 거의 30%정도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유가가 10% 하락하면 한진해운[000700]과 현대상선[011200] 역시 영업이익 증가분이 각각 980억원, 6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항공.운수주외에 유가하락의 또다른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은 타이어주다.

타이어의 원자재로 천연고무외에 석유화합물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뿐 아니라 지난 6월 고점 대비 천연고무값이 20%가량 하락했다는 점도 타이어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우증권 박영호 애널리스트는 "쳔연고무 가격하락과 유가안정이 한국타이어[000240]에 단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유가 내리니 금리 '약발'도 되살아나.

.IT주에 시선집중 = 2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이 경기침체우려를 근거로 금리동결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금리재료가 유가 하락세에 따른 낙관적 시황관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하락과 금리동결국면이 진행될 경우 경기민감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가하락과 금리동결이 세계 경기를 연착륙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직접적인 수혜주를 공략하는 것이 현명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 김미연 애널리스트는 "금리상승국면 후반에 강한 소재.산업재,에너지 등 후기 경기민감주보다는 정보기술(IT), 소비재, 금융 등 경기민감주에 시장의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 애널리스트는 "최근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IT분야가 업종 구분없이 동반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그간 낙폭이 컸던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회복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은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며 "D램 업체인 마이크론이나 인피니온도 완만한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어 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은 9월 포트폴리오 핵심전략으로 '경기민감 대형주 중심의 차별적 모델구축'을 내세웠다.

소장호 애널리스트는 "3.4분기 수요증가와 제품가 강세로 이익 모멘텀 강화가 예상되는 전기.전자섹터에 비중확대를, 철강,화학,건설업종에 대해서는 제품가 약세와 업황악화를 고려해 제한적 선별적 접근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