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금리 망령'에 사로잡혀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이번 주 들어 연이틀 오름세를 이어온 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뉴욕 시장이 급락하자 또다시 투자심리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83포인트 하락한 1,238.71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이날 20.95포인트 급락 출발한 뒤 내내 약세를 유지하다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한자릿수로 좁혔다.

코스닥지수도 2.61포인트 낮은 563.61로 마감, 사흘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FOMC, 기준금리 0.5%P 인상설 대두 = 이날 뉴욕 증시는 29일(현지시간)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1.09%, 0.91% 내렸으며, 나스닥지수는 1.57%의 낙폭을 나타냈다.

뉴욕 월가 일각에서는 그간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시나리오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곤 했다.

다음 FOMC가 7월을 건너뛰고 8월에 열리는 만큼 인플레이션 압력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이번에 0.5%포인트를 한꺼번에 올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이번에 0.5%포인트를 올리면서 금리인상 행진을 마감할 것이라는 관측도 또다른 배경으로 작용해 왔다.

이런 마당에 민간 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05.7로 5월의 104.7에 비해 상승하면서 월가 예상치 103.1을 상회, 경기둔화 우려감을 완화시킨 것도 0.5%포인트 인상설에 불을 지폈다.

◇0.5%P 인상 현실성 있나 =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FOMC가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최창호 애널리스트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5%대로 높고 그간 단행된 16차례의 금리 인상폭이 모두 0.25%포인트였으며 향후 추가 인상의 여지와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고려한다면 현실성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FOM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가 없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경기둔화를 심화시키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벤 버냉키 의장에 대한 불신을 키울 것이라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해도 시장이 경기둔화에 초점을 둘 것인지, 인플레를 주시할 것인지에 따라 증시의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움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0.5%포인트를 올린다면 코스피지수는 10% 정도 더 빠질 수 있으며 바닥을 형성하게 될 전망"이라면서 " 지금 시장은 금리를 0.5%포인트까지 더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감까지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0.25%포인트로 그친다면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만약 0.5%포인트 금리인상이 이뤄진다면 부동산 가격 하락, 소비침체 등으로 경기둔화가 불가피해 증시에도 충격이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금리인상이 0.25%포인트로 그친다면 안도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