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이 27일까지 15거래일간 지속돼온 `팔자' 공세를 조만간 멈출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오전장 금융주를 중심으로 15일만에 매수세로 전환했으나 오후들어 전기전자주에 대한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 결국 440억원 가량의 매도우위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순매도액이 500억원을 하회, 매도 강도가 종전에 비해 한층 약화된 데다 은행, 전기가스, 유통, 통신 등의 일부 낙폭과대 업종에 대해 러브콜을 보내는 등 긍정적인 조짐을 보였다.

외국인이 이날 장중 소폭이나마 순매수로 돌아서자 증권가에서는 지난 4월 말부터 장기간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가 조만간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낙관론이 솔솔 퍼지는 모습이 보였다.

◇外人, 매도세 한풀 꺾였다 =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하락을 주도한 외국인의 매도 강도는 분명 한풀 꺾였다고 강조했다.

외국인은 지난 4월25일 이후 7조9천억원 가까이 순매도, 이미 시장 악재를 충분히 반영해 팔 만큼 팔았고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각종 악재도 충분히 소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는 2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 역시 충분히 반영된 데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점도 이런 해석의 배경이다.

대신증권은 "이번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은 100%이며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및 경기둔화 가능성이 본격 제기되면 이번에 금리인상 사이클을 종결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8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서 금리 인상 종결 가능성이 대두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적어도 이번 회의 또는 8월 이후에는 금리와 관련한 불확실성 해소로 수급 안정 및 안도랠리가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또 외국인의 차익실현 빌미로 작용했던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이번 주에 마무리된다는 점도 외국인 매도세를 약화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정보기술(IT)업종의 시장 주도력 확보, 그간 주가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 등은 외국인 매수를 유인하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국내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은 8.9배로 이머징마켓 평균 PER인 9.8배보다 저평가돼 있어 가격 이점도 커졌다.

서정광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데다 금리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외국인 매도세도 어느 정도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날 IT업종 지수는 3% 이상 급등했는데 이는 이달 들어 2번째"라며 "IT업종지수가 월 2회 이상 강세를 나타낸 것은 1년 반만에 처음으로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서 팀장은 또 "외국인이 매수세로 복귀할 경우에는 2.4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반도체 및 전기전자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주가 하락과 함께 배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만큼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도 외국인 관심 종목"이라고 말했다.

◇'사자' 전환 단정은 일러 =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이 매도강도를 낮추더라도 본격 매수세로 복귀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오는 8월 FOMC에서도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처럼 외국인이 장중 매수세로 전환하더라도 매수의 힘이 너무 미약하기 때문에 매수세가 지속되기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윤석 CSFB증권 전무는 "하이닉스 채권단 블록딜 이후에도 잔여 수요와 낙폭과대 종목에 대한 대기 수요가 있어 일부 매수세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매수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인상 우려가 남아있어 앞으로 3~4개월 정도는 두고봐야 한다"며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시장은 또 한 차례 출렁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