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7일 '버냉키' 쇼크에 휘말려 앞이 안 보이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현충일 휴일로 증시가 하루 쉬는 동안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한 여파로 해외증시가 급락하자 그간 근근이 버텨왔던 코스피지수 1,300선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4.78포인트 급락한 1,266.84, 코스닥지수는 35.80포인트 폭락한 562.91로 마감하며 `검은 수요일' 기록을 추가했다.

◇심리적 지지선 무너졌다 = 최근 급락 장세를 거치는 동안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며 근근이 방어됐던 코스피지수 1,300선이 힘없이 붕괴됨에 따라 추가 조정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일단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해외증시 하락분을 반영하는 과정으로 해석되지만 새로운 저점을 확인하기까지 추가적인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고점 대비 13% 넘게 하락함에 따라 기관의 손절매 물량 출회에 따른 악순환도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미 기관이 일부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콜금리 인상 가능성 부각= 버냉키 의장의 인플레이션 우려 발언으로 이달 29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 경우 한-미 정책금리차가 1.25%포인트로 벌어지게 돼 8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콜금리 인상을 점치는 시각이 늘어나 동결과 인상이 50 대 50 정도로 팽팽한 것 같다"고 전하고 "지금은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 기술적 매매를 권하기도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원.달러 환율이 94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는 점도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다음 지지선은= 제반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새 지지선의 폭도 상당히 넓게 분포돼 있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심리적 지지선인 1,300선이 붕괴됨에 따라 1,200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최근 주가 조정이 5월11일에 시작됐기 때문에 적어도 8월 말이나 9월 초까지는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본부장은 "유력한 지지선으로 봤던 1,280선마저 깨졌기 때문에 다음주 미국 물가지수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하락 속도가 빨라 손절매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지선을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 국내 증시의 평균 주가이익률(PER)이 9.5배 수준까지 내려가는 1,200대 초반 정도면 충분히 매수할 만한 가격대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양경식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하락의 원인인 글로벌 유동성 축소문제 는 이달 말까지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어서 향후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은 기대될 수 있으나 안정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안정적인 투자전략에 초점을 둬야 하며 특히 하반기 실적 개선 업종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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