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국제유가 불안과 지표 부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에 비해 199.15 포인트(1.77%) 하락한 11,048.72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전날에 비해 49.78포인트(2.24%)가 급락한 2,169.62를 나타냈으며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22.93 포인트(1.78%) 떨어진 1,265.29를 기록했다.

거래소 거래량은 22억2천903만주를, 나스닥 거래량은 17억3천242만주를 각각 나타냈다.

거래소에서는 774개(23%) 종목만이 상승한 가운데 2천478개(73%) 종목이 하락했으며 나스닥도 상승 668개(21%), 하락 2천366개(74%)의 분포를 보였다.

이날 증시는 배럴 당 73달러를 다시 넘어선 국제유가의 오름세로 하락 출발한 가운데 금리인상 지속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된 버냉키 의장의 발언 내용이 전해지면서 하락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뱅킹포럼에 참석,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 사이에서 인플레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강한 공감대가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근원 인플레이션이 안정범위를 벗어났거나 아니면 상단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경제도 계속되고 있는 고유가현상으로 인한 소비지출 약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 둔화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유가상승과 인플레 우려 고조, 지표 부진 등 주가를 하락시킬 수 있는 악재들이 한꺼번에 나타났다면서 유가 상승과 지표 부진의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버냉키 의장이 발언이 전해지면서 하락세가 심화됐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이란의 석유무기화 경고로 인해 장중 한때 배럴 당 73.40달러를 기록하는 강세를 보인 끝에 지난 주말 종가에 비해 27센트 오른 배럴 당 72.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비제조업) 지수가 소비지출 약화 등의 영향으로 60.1을 기록, 월가 예상치(60.5)를 하회, 미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업종별로는 주택건설이 4%에 근접하는 하락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 생물공학, 반도체, 하드웨어 업종이 2%를 넘는 내림세를 보였으며 상승세를 유지하던 금광 업종도 오후 장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2%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