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발하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에 이어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세를 보이며 `검은 목요일'이 재연됐다.

미국 소비자물가지표가 월가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자 투자자들은 원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시화된 것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전세계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인플레이션 논란이 주식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정 양상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發 인플레 쇼크..세계 증시 폭락 = 1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6.32포인트(2.59%) 급락한 1,365.15, 코스닥지수는 20.34포인트(3.03%) 추락한 650.90을 기록했다.

다른 아시아 주요 증시도 미국발 인플레 쇼크에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20.49포인트(1.35%) 급락한 16,087.18, 대만 가권지수도 82.80(1.16%) 하락한 7,034.03에 장을 마쳤다.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지수는 오후 3시15분 현재 60.71포인트(2.38%) 급락한 2,487.98을 기록 중이다.

전날(현지시간) 미국 증시도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0.6% 상승해 월가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는 소식에 주요 지수가 급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14.28 포인트(1.88%) 하락한 11,205.61, 나스닥 종합지수는 33.33(1.50%) 포인트 하락한 2,195.80,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1.77포인트(1.68%) 내린 1,270.31을 기록했다.

유럽증시도 인플레이션 우려로 급락했다.

영국 FTSE 100지수가 170.70포인트(2.9%) 낮아진 5,675.50, 프랑스 CAC 40지수는 161.38포인트(3.18%) 빠진 4,920.38, 독일 DAX지수는 199.20포인트(3.40%) 급락한 5,652.72에 마감됐다.

◆"인플레+금리인상..추가 조정 대비해야" =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가장싫어하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조합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세계 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 역시 세계 증시 움직임과 외국인 동향에 영향을 받아 추가 조정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은 "기술적으로 본다면 코스피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이탈한 상태라 시장의 구조적 악화가 겹친다면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전략팀장도 "당분간 인플레이션 논란이 주식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장세는 펀더멘털의 변화를 수반하고 있기 때문에 지지선을 설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소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조만간 투매현상은 진정되겠지만 하반기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점이 서서히 낮아질 가능성 있다"고 전했다.

◆"1,300대 중반 이하 저가 분할매수" = 하지만 급락 빌미를 제공한 미국 의 4월 소비자물가가 월가 예상치를 0.1% 상회한 것에 불과한데도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저가 매수 기회를 타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시장의 악재들은 새로운 변수라기보다는 그 동안 잠재돼 있던 요인이기 때문에 최악의 국면으로 가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 부장은 "따라서 1,300대 중반부터는 지수가 급락할 때마다 하반기 상승을 겨냥해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