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외환은행 주주총회에서는 배당금 지급관련 수정 결의안이 제출돼 진통을 벌인 끝에 부결됐다. 당초 외환은행 이사회는 무배당을 결의하고 이날 주총에서 통과시킬 예정이었으나, 소액주주들은 물론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 등 2대, 4대 주주도 배당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서자 10% 배당 여부를 놓고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6명의 사외이사 선임안과 임원진에 대한 60만주의 스톡옵션 부여안은 통과됐다. 이날 외환은행 주총에서는 10% 배당 수정결의안을 놓고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찬성표가 1억4천74만3천225주로 출석주식수 5억5천3752만776주의 과반에 못미쳐 부결됐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배당과 임직원 스톡옵션 부여를 놓고 소액주주들과 경영진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수출입은행 김정준 이사는 "외환은행은 누적 이월 결손금을 보존하고도 배당 가능한 이익이 9천500억원에 달하고 BIS 비율과 부실여신비율도 13.9%와 0.9%로 건전하다"며 "내년부터 배당을 하겠다는 것은 합병이후 모두 물러날 경영진들의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수출과 해외투자 지원용 자금을 금융시장 안정과 외환 전문 은행 유지를 위해 증자에 참여하고 대규모 감자도 당했으나, 사전 상의 한번없이 콜옵션으로 이익을 빼앗아가고 배당 이익도 모두 가져갔다"며 국내 상업은행 평균 수준인 10%의 배당을 요구하는 수정결의안을 제출했다 이창기 한국은행 대리인도 "우량은행이 외환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배당을 하지않은 조흥, 제일은행과 같이 행동해서는 안된다"며 "9천500억원을 전부 내부 유보하지 말고 7~8년동안 감자도 참고 견뎌온 주주들에 대한 감사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시장에 신뢰도 얻고 주가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소액주주도 "2년간 배당한푼 안주며 주주 이익은 무시해 놓고 론스타에게는 4조5천억원이나 이익을 챙겨준 감사는 보수를 전액 반납하고 사퇴해야 한다"며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주총은 무효이며, 조사가 끝난 뒤 다시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노조 대리인인 김주영 변호사는 대주주인 LSF KEB 홀딩스의 투표 참여자격 박탈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최대주주인 LSF KEB 홀딩스는 경쟁관계인 국민은행에 지분 전부를 양해한다는 각서를 체결해 특수 이해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배당에 따른 과세나 무배당시 매각수익 등 문제가 걸려 있는 론스타는 표결에 참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은 "매우 이례적이기는 하나,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수정 결의안을 투표에 부쳤다. 그러나 소액주주에게만 차별적으로 배당을 지급하자는 요구와 LSF KEB 홀딩스 투표권 박탈 요구는 법적 근거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주총에서 전동열 상무 등 임직원 26명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60만주 부여안과 사외이사 선임안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에따라 박효민 전 한은 발권부장이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됐고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등 기존 사외이사들도 재선임됐다. 이가운에 유회원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 사장 등 3명은 감사위원으로 선정됐다. 소액주주들은 임원진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해 안건 모두 투표를 거쳐야 했다. 수출입은행 김 이사는 "은행이 상반기내 새로운 대주주에 인수될 경우 여러 임원과 본부장들이 더이상 직무할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잘못된 의사결정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운 최대주주가 적당한 임원과 본부장에게 동기부여가 될만한 수량으로 결정토록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리처드 웨커 행장은 "스톡옵션은 급여정책과 직원 보상 프로그램의 한 부분으로 1년이상 재직 등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지급된다"며 "대부분 경영진은 통합 후에도 외환은행과 함께 할 것이라 장기적 가치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