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한 채 불안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무엇보다 4차례나 지지를 받은 코스피지수의 1,300선 지지여부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주 증시에선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가 방향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변동성 확대로 인해 드라마틱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유가증권시장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주초반 프로그램 매매의 대량 매물로 인해 1,300선 초반대까지 밀렸다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매의 동반 매수로 주말께 1,320선을 회복했다. 주간 단위로는 외국인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매 위주의 기관 매도로 전주(1,340선)에 비해 1.48% 하락했다. 정보기술(IT)주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향후 증시에 대한 전망도 더욱 어두워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비스타 출시 연기로 연말 PC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로 삼성전자[005930]의 올해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가 약화됐다. 이에 따라 증권가 일각에선 2.4분기 기업 실적마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깨고 1,100~1,2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내주에는 월말이라는 점에서 수급 개선 효과 기대가 높은 편이다. 내주증시의 관건은 주 중반 예정된 미국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화증권은 "시장에선 미국이 이번에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FOMC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 않는다면 오히려 FOMC는 투자심리를 개선시켜 주가반등의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FOMC 이벤트가 발표된 이후 향후 정책금리를 동결 내지는 점진적으로 인하할 수도 있다는 문구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경우 증시는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면 증시는 일시적인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달 들어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한 기관투자가들이 주간 단위로 1천억원씩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데다 호재는 없어도 악재 노출에 익숙해져 실적 발표를 앞두고 선조정이 진행됐으며, 월말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 및 FOMC 이후 불확실성 해소 기대로 증시는 위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정보기술(IT)주 실적은 1~2분기에 정체양상을 보이다가 3.4분기부터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외부적인 악재로 빠질 만큼 빠진 만큼 1,300선을 바닥으로 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코스닥지수는 주 초반 이틀 연속 회복세를 보이다가 후반부 들어 사흘 연속 하락, 650선을 하회했다. 이번 주 코스닥지수는 지난 주말 대비 8.32포인트(1.27%) 하락한 644.57까지 떨어졌다. 1,300선 지지력을 재확인한 유가증권시장이 주 후반부에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동안에도 코스닥시장은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반등에 실패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로봇,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인수.합병(M&A) 등 테마주에 개인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기관은 코스닥을 팔고 개인은 사고 있다"며 "3월 말까지는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가증권시장의 1,300선 지지력이 재차 확인됐다는 점은 코스닥시장의 투자심리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증권은 기술적 분석을 통해 "코스닥지수는 현재 60일 이동평균선과 20일선, 5일선이 역배열 상태에 있는 데다 20일선과 120일선의 하향 돌파가 진행되고 있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미국 나스닥지수와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코스닥도 이에 연동해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 기업들의 1.4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는 가운데 다음주 코스닥지수는 630~67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시장테마로는 인터넷과 게임, 바이오 업종 가운데 기관선호종목, 중국 모멘텀이 기대되는 기계 및 조선기자재 기업들이 유망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김호준 기자 indigo@yna.co.kr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