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9일 5년 만에 양적(量的) 금융완화 정책을 해제함에 따라 국내 증시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1조원 정도 엔캐리 자금의 이탈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유럽도 뒤늦게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국제 자금이 일본과 유럽으로 몰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시장은 이날 정책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로 닛케이평균주가가 2.6% 오르는 등 충격은 없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는 10포인트까지 오르다 2포인트 하락으로 반전, 엔캐리 자금 역류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았다.


일본의 싼 자금을 빌려 다른 나라의 주식 시장이나 상품 시장에 투자한 이른바 엔캐리(Yen Carry) 자금이 썰물처럼 빠질지가 변수다. 일본 밖에 투자된 이 자금은 대략 8000억달러.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한국 증시에도 1조원 정도 투자된 것으로 추정된다.


캐리 자금만 놓고 본다면 달러캐리 자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2001년 이후 제로 수준에 가까운 일본 금리와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엔캐리 자금이 상당 규모 증시로 유입돼 주가를 상승시켰다.


하지만 양적완화 정책 해제는 일찌감치 예고된 만큼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승 한은 총재도 "엔캐리 자금이 청산(철수)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반기쯤으로 예상되는 제로금리 정책 포기와 맞물려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그동안 어느 정도 위험을 무릅쓰고 신흥시장에 뛰어들었던 자금이 안정성이 높은 일본시장으로 '컴백'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즈호 증권 관계자는 "일본은행의 정책 변경은 '이제부터 안심하고 (일본) 주식에 투자하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유신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속도가 문제이지 앞으로 엔화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국제 자금 흐름과 국내 증시를 비롯한 대내외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